2026-09-13 22:17•조회 38•댓글 1•데이. Day easy
-좋아한다.
꽃잎 하나를 떼었다.
-안 좋아한다.
또 하나.
나는 데이지를 내려다보았다. 손가락 사이에서 하얀 꽃잎들이 하나둘 떨어지고 있었다.
마지막 꽃잎이 남을 때까지, 나는 괜히 숨을 참았다.
좋아한다.
안 좋아한다.
좋아한다.
안 좋아한다.
“……제발.”
나는 마지막 꽃잎을 손끝으로 잡았다.
사실 이런 점을 믿는 편은 아니었다. 꽃잎 몇 장이 누군가의 마음을 알려줄 리 없으니까.
그런데 이번 한 번만은,
마지막 꽃잎 하나에 내 마음을 맡기고 싶었다.
나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꽃잎을 떼었다.
“좋아한다.”
그 순간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뭘?”
깜짝 놀라 돌아보니, 그 애가 서 있었다.
내 손에는 마지막 꽃잎이 들려 있었고, 바닥에는 지금까지 떼어낸 꽃잎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 애가 꽃잎을 한 번 보고, 나를 한 번 보더니 웃었다.
“설마 나 때문에 점친 거야?”
“……아니거든.”
-근데 왜 얼굴이 빨개?
나는 대답 대신 남은 꽃잎을 꼭 쥐었다.
그동안의 꽃점은 틀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번에는 틀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by 데이
Daisies-Justin bieb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