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17 10:59•조회 37•댓글 0•욘
*미완성이라 이야기가 진행중이고, 고칠부분이 있는점 감안해주시기 바랍니다!
*퍼리 세계관이에요
*살자주의
프롤로그. 작은 시골 마을
"모토시 오빠~ 일어났어? 놀러 나가자~"
"으음.."
난 여러 동물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이곳, 케모노 마을에서
살고 있는 강아지 사카무라 모토시다.
"유리... 나 일어났..."
다시 잠든 난 쿵 소리를 내며 침대에서 굴러떨어졌다.
"....들어간다!"
이 활기차고 귀여운 토끼는 나보다 어린 키지마 유리이다.
유리는 누워있는 나를 못 말린다는 얼굴로 내려다보았다.
"으휴...오늘만큼은 일찍 일어났어야지! 오늘은 그날이잖아!"
'그날? 오늘이 무슨 날이지?'
아, 생각났다.
"오늘 가을 축제날 이구나!"
"맞아! 내가 가장 기다려왔던 날이지!! 오늘만큼은 늦게까지 놀 수 있어...히히."
"힘들어서 오래 못 놀고 잠들걸"
"아, 아니야! 유리도 이제 커서 참을 수 있다고!"
"알았어, 알았어."
유리와 이야기를 하다 보니 마을 광장에 와있었다.
항상 그랬듯 광장 동상은 태양 빛을 받으며 빛나고 있었다.
마을의 영웅으로 불리는 사자 소타케 이쿠노리가 동상의 주인공이었다.
난 소타케를 예전부터 존경해서 이 동상을 참 좋아한다.
어이쿠, 어느새 동상을 보느라 유리와 멀어져 있었다.
"오빠!! 동상 그만 보고 빨리 와!
"..응!"
유리는 내 취향을 이해하지 못하나보다.
소타케가 얼마나 멋진데...
'그래, 유리는 그 때 없었으니까.
비운의 습격날에...'
챕터 1. 비운의 습격
1년 전, 케모노 마을은 이제 막 완공을 마친 참이었다.
그리고 완공을 기념해 축제를 열기로 했다.
주민들은 성대한 잔치를 벌일 생각에 남녀노소 기뻐하고 있었다.
딱 한 마리만 빼고.
어린 분홍빛 허스키는 전혀 행복하지 않았다.
갓난아기 시절 부모님에게 버려져 이름도 없이 케모노 마을에서 몰래 살고 있었다.
당연히 말은 전혀 알아듣지 못했고, 몸을 움직이는 것조차 어려워했다.
하지만 모두가 그의 존재를 알지 못하였다.
그러다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멈췄다.
허스키는 갑자기 조용해진 마을 동물들을 바라보았다.
이윽고 하늘이 검게 변하더니, 보라색 빛이 쏟아져 나왔다.
마을 동물들은 몸에 힘을 빼더니 쓰러져 버렸다.
허스키가 무서워 도망가자 구름은 허스키를 잡으려고 길게 변했다.
허스키가 잡히려는 그 순간!
한 동물이 나무 사이를 가르면서 달려왔다.
슈슉. 잠깐 소리가 멈추더니
그 동물이 허스키를 안아 지붕 위로 올라갔다.
사자 한마리가 망토를 펄럭이며 구름을 응시했다.
그러자 구름 사이로 어떤 동물이 나타났다.
털이 없고 살구색인 동물이었는데, 허스키는 처음 보는 동물이었다.
"너.....너는!!!"
그 동물은 사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래, 날 기억하겠지?...키엘. 내가 분명 널 봉인해 두었던거 같은데..."
"......"
사자는 얼굴을 찡그리며 또 다시 키엘에게 말했다.
"설마 또 현자의 힘을 빌린건가?"
"그럴리가 있나! 너랑 약속도 했지 않나,
이제부터 현자에게 얼씬도 하지 말라고..."
사자는 더더욱 얼굴을 찡그리며 키엘에게 말했다.
"네가 약속을 잘 지켰나..? 내가 봉인했을 당시에도 약속을 어겼다고 들었는데.."
키엘은 이렇게 가다간 자신의 입이 굳어버릴거같아 소리쳤다.
"이렇게 시간끌지말고 말해라! 나를 찾아온 목적이 뭐냐?"
사자는 키엘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성질은 여전하군...너의 악한 계획을 방해하러 왔다."
"역시, 예상했던 대답이다. 그럼 내 계획도 알고 있나?"
"당연하지, 이제부터 이 마을동물들을 너의 편으로 만드려는것이 아닌가?"
정신을 차린 마을 동물들은 그 말을 듣고 공포에 떨기 시작했다.
갑자기 키엘의 눈빛이 변했다.
"조그만 사자 녀석...내가 오늘 너의 숨통을 끊어주겠다!!"
키엘은 높이 날아 오르더니 씨익 웃기 시작했다.
"모두 집으로 도망쳐!!"
사자는 주민들을 대피시킨후 키엘에게 소리쳤다.
"나 소타케 이쿠노리가 너의 마지막 날을 선물해 주지!!"
소타케 이쿠노리의 외침은 마을 전체에 울려 퍼졌다.
그리고 싸움은 시작 되었다.
가족 하나 없는 허스키는 밖에 남아 어쩔줄 몰라 구석에 쭈그려있었다.
덕분에 허스키는 키엘과 소타케의 싸움을 가까이서 지켜보고
그러다 싸움의 공격파를 정통으로 맞았다.
키엘이 허스키를 발견했다.
"뭐야, 대피시키지 않은 동물이 있네?"
허스키는 두려움에 가득차 울기 시작했다.
키엘은 허스키를 한순간에 집어 들어 촉수로 작은 몸을 감기 시작했다.
"그럼 죽여도 괜찮겠지?"
"어린 강아지에게 뭐하는 짓이냐!!
소타케는 높게 뛰어올라 허스키를 감은 촉수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다른 촉수가 소타케를 감기 시작했다.
소타케는 고개를 들어 입을 벌리더니 촉수를 깨물었다.
키엘은 조금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너가 내 촉수를 맨 입으로 공격하다니...너도 힘이 좀 생겼구나."
"힘은 원래도 있었다. 뭐, 3년동안 수행을 갔다왔긴하지."
"3년만에 잘도 힘을 키워 왔군. 하지만 그래도 날 막을순 없거든?"
말이 끝나자마자 키엘은 수많은 촉수를 날아오른 소타케에게 쐈다.
놀랍게도 소타케는 그 촉수들을 피해 발판으로 삼아 허스키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허스키를 담은 촉수를 풀며,
"...내 말 알아 듣니?"
"..."
허스키는 할줄 아는 말이 없어 훌쩍훌쩍 울기만했다.
그러자 소타케는 잠깐 멈칫 하더니 중심을 잃고 떨어질 뻔했다.
그틈을 타 키엘의 촉수가 허스키를 향해 돌진하고있었다.
소타케는 간신히 그 촉수를 막았다.
하지만 다른쪽에서 오는 촉수는 허스키 얼굴 오른쪽에 상처를 냈다.
챕터 2. 각성
"아악..!"
소타케는 떨어지는 허스키를 안아 마을 회관 동물들에게 맡겼다.
"아기를 빨리 치료하세요! 실명할 수도 있어요!"
"알...알겠습니다!"
소타케는 눈 깜짝할 세 다시 키엘에게 다가갔다.
"더 이상 부상자를 만들고 싶지 않다! 다른 곳에서 이어서 승부하지!"
악마는 큰소리로 대답했다
"싫다! 난 바쁜 몸이다. 어서 널 끝장내고 세력을 키워 나가야 한다고!"
"...그래, 널 설득하는것보다 싸워서 이기는게 더 빠르겠군"
소타케는 말이 끝나자마자 한번 심호흡을 하더니,
각성을 했다!
키엘도, 마을 동물들도 모두 놀란 눈으로 소타케를 바라보았다.
소타케는 새로 생긴 날개로 날아다니며 악마를 공격했다.
"너 이자식, 각성도 할 줄 알았냐? 진작 이 모습으로 싸우지 그랬어!"
"3년간의 수행동안 얻은것이다. 익힌지 얼마 안돼서 단번에 성공하긴 힘들지.
하지만 성공한걸 보니 오늘이 너의 제삿날인가 보구나!!"
둘은 눈으로 따라가기 힘든 속도로 싸우고 또 싸웠다.
해가 지고, 하루가 지나고, 또 하루가 지날때 까지...
3일째 되는 날에 키엘은 소타케에게 말했다.
"너도 참 끈질기구나, 동물 주제에 어떻게 이렇게 힘이 남아도는거지?"
소타케는 말했다.
"너를 향한 분노가 계속 힘을 만들어내는것 같다.
널 쓰러트리기 전까지는 힘이 넘쳐나겠지."
그말을 듣자마자 키엘은 눈에서 소타케를 놓쳐버렸다.
"이걸로 끝이다!!"
소타케는 위로 날아올라 있는 힘껏 키엘을 반으로 갈랐다.
".....!"
키엘은 순식간에 두개로 나눠져 사라졌다.
마을이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조용해졌다.
그리고 소타케도 바닥에 털썩 쓰러졌다.
순식간에 소타케 주위로 마을 동물들이 모여들었다.
"...!!!"
촌장은 동물들사이를 요리조리 빠져나와 소타케에게 달려갔다.
그러곤 소타케의 가슴에 귀를 가져다 댔다.
쿵쿵쿵, 심장소리가 들렸다.
촌장은 작은목소리로, "아, 다행이다. 살아있어."
"살아있어요!"
촌장 외침의 마을 동물들은 모두 안심한 기색을 내보였다.
그 뒤로 소타케는 마을 동물들의 치료를 받아 일주일만에 깨어났다.
그 소식을 듣자마자 동물들은 모두 소타케가 있는 치료소로 달려갔다.
소타케는 자신을 둘러싼 동물들 앞에서 말했다.
여러분을 지켜서 참 다행이라고, 자신이 생명을 또 살려 감사하다고...
동물들은 자신들이 더 감사하다고 연신 감사를 하며 하나 둘 씩 떠났다.
아무도 없는 병실, 동물들에 치여 안으로 들어가지 못 한 아기 허스키가
아장아장 걸으며 소타케에게 다가갔다.
소타케는 그 허스키가 당장이라도 넘어 질 것 같아 들어 안았다.
"넌, 저번에 내가..."
허스키는 소타케를 보더니 처음으로 꺄르륵 웃었다.
이 아이의 부모님은 어디에 있을까, 생각하던 소타케는 기억이 되살아났다.
동물들이 허스키를 처음보는듯한 표정을, 그 난리 속에서도 소타케는 확실히 봤던 기억.
소타케는 허스키에게 물었다.
"내가 너의 이름을 지어줘도 될까?"
허스키는 계속 천사같이 웃고 있다.
소타케는 책장을 뚫어져라 보더니, 곧 입을 열었다.
"모토시, 사카무라...모토시"
챕터 3. 예지몽
과거 생각을 하다보니 벌써 아지트에 도착했다.
아, 아지트는 나와 유리가 만든 둘만의 비밀 공간이다.
나무 집 모양인데, 사실 어른들의 도움을 많이 받긴 했다.
유리는 지금 커가는 중이라 아지트에 올때마다 집이 작아진다고 한다.
"윽..이제는 문도 숙여서 지나가야하네..."
"다음에 더 크게 지어야하나...."
"어! 그러면 나도 도울게! 유리는 예전보다 커서 더 많이 도와줄 수 있어!"
"이번엔 꼭 많이 도와줘야해!"
이곳에서의 추억도 참 많다.
유리가 신나서 방방 뛰다가 삭은 나무가 부러진 일, 폭우가 내려 옴짝달싹 못하고 갇혀있던 일 등 여러가지가 있었다.
"아, 그런데 여기 왜 오자고 했더라?"
갑자기 유리는 작은 손으로 나의 머리를 때렸다.
"아야!"
"정말...! 가을축제 장터에 팔 열쇠고리랑 핀 만들기로 했잖아!"
아아 맞다
"오빠는 유리보다 힘이 새니까 고리 연결하는거 도와줘!"
"응"
나는 유리가 시킨대로 고리를 벌리고, 다른 고리를 집어 넣는 걸 반복했다.
중간중간에 털이 고리에 집혀 아팠다.
유리는 잘 하고있나, 하고 고개를 들었는데.
없었다.
유리가 없었다.
"유리? 어디있어?"
내 외침에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유리!! 키지마 유리!! 장난치지 말고 나와!"
유리를 찾아야한다.
나는 숲에서 유리를 찾아보기 위해 문 밖으로 나왔다.
하지만 숲은 내가 아는 숲이 아니었다.
주변에선 비명소리같은 소리가 울려 퍼졌고, 하늘은 온갖 색을 섞어놓은듯한
검은색을 띄고 있었다.
한마디로 '악몽'같은 곳이었다.
조금더 나아가자 절벽이있었다.
절벽 아래에는 불이난 케모노 마을이 있었다.
마을의 건물들이 모두 불타고 있었다.
물론 소타케의 동상도 형체를 알아볼수 없을정도로 부서져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보고있는 누군가도 보였다.
내가, 어렸을 때 봤던, 이름도 없었을 때 봤던 키엘이라는 악마가.
주변의 굉음은 점점커져 내 목소리까지 들리지 않았다.
난 빨리 이곳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제발, 제발 이게 꿈이기를!!
제발!
"으악!"
난 놀라 벌떡일어났다.
그바람에 옆에 있던 유리는 뒤로 넘어졌다.
정신을 차려보니 누워있는 유리와 쓰러져있는 내 의자가 보였다.
유리는 일어나며 말했다.
"오빠....왜 그래? 무슨 일 있어? 갑자기 벌떡 일어나길래...."
"아...그냥 악몽을 꿨는데 너무 놀라서 나도 모르게..."
"무슨 꿈이길레 그래?"
난 망설이며 말했다.
"...너는 아직 어리니까 안돼... 더 크면 이야기 해줄게"
".....알았어"
그렇게 난 찜찜한 마음으로 작업을 계속했다.
챕터 4. 수상한 망토
그렇게 긴 시간이 흐른후, 우린 모든 준비를 마치고 광장으로 갔다.
광장에는 마을의 많은 동물들이 있었고, 다른곳에서 온 동물들도 있었다.
우리는 우리의 자리로 가 상품을 진열하기 시작했다.
"아이고오오..."
나는 곡소리를 내며 의자에 앉았다.
아까 꿈 때문에 아직도 심장이 진정하지 못한 상태라 머리도 약간 어지러웠다.
해가 지자 마을 분위기는 더 활기차졌다.
우리의 부스는 다른 부스보다 더 북적였다.
보통 손님들은 여자 손님들이었고, 가끔 커플들도 찾아왔다.
유리는 자신의 아이디어가 성공해 눈까지 감으며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너도 참, 너무 티내는거 아니야?"
"하지만 성공한건 사실이잖아? 흐흐."
그러다 어두운 와인색의 망토를 두른 작은 동물이 부스 앞에 나타났다.
그러곤 푸른색 유리가 달린 목걸이를 만지작거리더니, 돈을 놓고 사라져버렸다.
뭔가 이상하다.
딱히 이상한 짓을 하진 않았지만 아까 공기가 뭔가 답답하고 꽉 막힌 느낌이었다.
'...한 번만 따라가 봐도 될...'
나는 갈등을 했지만 유리를 두고 가지 못 하기 때문에 포기해 버렸다.
다음손님이 계속 와 난 찝찝함을 금방 잊어버렸다.
시간은 빠르게 흘렀고, 밤 10시가 되어서야 축제가 끝났다.
마을 어른들은 뒷정리를 하느라, 아이들은 지쳐 쉬느라 모두 바빴다.
유리도 마찬가지였다. 아침에 늦게 잔다는 말은 어디갔는지 입을 벌리고 뻗어버렸다.
결국 부스 뒷정리는 나 혼자 하게 되었다.
분위기가 식자, 다시 그 수상한 망토가 생각이났다.
'작은 몸의, 흰 털...' 떠올려본 그 동물의 특징은 그것 밖에는 생각 나지 않았다.
운명은 마을에 불행을 가져올 준비를 하고있었다.
챕터 5. 자연의 이상
축제가 끝나고 일주일이 지났다.
늦가을 바람의 손짓에 단풍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가지만 남은 나무들이 생겨나고있는 숲은 왜인지 추워보이지 않았다.
나는 유리와 놀기로 해 유리의 집으로 가 문을 두드렸다.
그러자 문이 열렸고, 유리의 어머니가 땀을 흘리며 나오셨다.
"사카무라니?...미안하다, 오늘 유리가 못 나갈 것 같아."
"무슨일 있나요?"
"그게...식중독에 걸린거같아서."
나는 너무 놀라 넘어질 뻔했다.
그렇게 밝고 활발하던 유리가? 어쩌다가?
그때 유리가 아파하며 우는 소리가 들렸다.
우리는 유리에게 뛰어갔고, 유리는 창백한 얼굴로 침대에 누워있었다.
눈은 반쯤 감겼고, 몸에 잔떨림이 보여 당장이라도 죽을 듯한 모습이었다.
"유...유리야..."
내 울음섞인 부름에 유리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오...빠."
유리는 괜찮다는듯이 입을 벌리고 웃어보았다.
요즘에 시장에 식품들이 줄고, 흉년이라고 말하는 어른들이 늘어난것도 연관이 있을까?
어제도 우리집에 해충이 들어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여긴 벌레가 많지 않을텐데...
"사카무라, 유리는 우리가 알아서 돌볼테니 너도 아프기전에 돌아가렴."
옆에 계신 유리의 아버지가 나에게 말했다.
"하...하지만."
"어서."
아버지는 엄하면서도 부드러운 말투로 나를 설득하셨다.
"...네"
나는 천천히 집을 나갔다.
다시 내 집으로 돌아가던중, 촌장님과 농부들의 대화가 들렸다.
"며칠사이에 해충이 늘었다고요?"
"네...다른 마을도 똑같이 피해받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농부는 계속 말을 이었다.
"아마 북쪽에서 시작된거같아요. 북쪽숲만 계절에 맞지 않게 초록빛을 띄고 있거든요."
촌장은 턱을 잡으며 말했다.
"...일리있네요. 성에 가서 이야기를 해야할까요?"
"네, 저희 힘으로는..."
어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북쪽에 원흉이 있는 것 같았다.
"유리가 아픈것도 해충때문이겠지...?"
챕터 6. 꿈속의 농장
집으로 돌아와 긴장이 풀리자, 졸음이 밀려왔다.
'한숨 자면 좀 나아지겠지'
나는 침대에 누워 눈을 붙였다.
잠에 들자, 눈앞은 바람에 휘날리는 갈대로 뒤덮여 있었다.
하지만 아름답지 않게, 내 키만큼 높게 자라 있었다.
'아무리 큰 갈대라도 이정도는 아닐텐데...'
빽빽한 갈대 사이로 붉은 지붕의 집이 보였다. 자세히 보니, 농막같았다.
나는 갈대를 해치며 그쪽으로 나아갔다.
한참을 걸어 그곳에 도착하자, 누군가가 농막 옆에서 웅크리고있었다.
다시보니 망토를, 축제날 봤던 그 어두운 와인색 망토를 걸치고 있었다.
내가 그 동물을 알아보자마자, 주변 공기가 무거워졌다.
아지트에서 꾼 꿈에서 느꼈던것과 똑같이.
나는 그 동물에서 나오는 알 수 없는 힘 때문에 서 있기도 힘들어졌다.
얼마 버티지 못하고 내 몸이 튕겨나와 공중을 날았다.
그 짧은 사이에 몸을돌려 농막쪽을 보자, 망토는 사라져있었다.
'어디간거지?'
아무리봐도 저 망토는 좋은 동물은 아닌거같았다.
저번부터 마주칠때 마다 숨이 턱 막히고 고통스러워 나쁜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도대체 무슨 꿍꿍이를 갖고있는거야? 악마와도 관련이 있는건가?'
나는 생각을 정리할 새도 없이 추락해버렸다.
"...헉!"
놀라 몸을 일으키니, 방 침대 위였다.
내 몸은 식은땀으로 뒤덮혀있었고, 찝찝한 기분이 들었다.
수상한 그 망토와 마을의 불행은 관련 있는 것이 틀림없다.
"아무래도, 북쪽으로 가봐야 할것같아..."
솔직히 좀 두렵기도 했다. 평범한 허스키가 어른들도 못한 모험을 떠난다니.
하지만 언제까지나 기다릴 수는 없었다. 아픈 유리의 웃던 얼굴이 다시 생각났다.
나는 마음을 다잡고 짐을 쌌다.
챕터 7. 한밤의 기척
다음날, 나는 마을 동물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마을을 떠난다고 했다.
어른들은 나에게 건강한 식재료를 한아름 들고 왔고, 그걸 추리는 데만 반나절이 지났다.
그중에는 유리의 부모님도 계셨다.
나는 유리에게 내가 떠나는 걸 비밀로 해달라고 부탁드렸다. 분명 슬퍼할테니까.
부모님은 잠깐 머뭇거리시더니, 알겠다고 하셨다.
난 노을빛을 받으며 숲으로 들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밤이 되어, 나는 성냥으로 모닥불을 피웠다.
어두운 숲은 무서웠다. 분명 바람은 싸늘한데 나무는 생기가 도는 광경이 이질적이었다.
북쪽이라는 단서만으로 길을 찾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나는 아까받은 식재료들을 다시 한번 보았다. 당근, 오이 등 채소가 대부분이었다.
그중에 생선이 있어 그걸 구워 먹기로 했다.
나무가지 하나를 찾아 생선에 끼우고, 흙을 깊게 파 고정해 놓었다.
생선이 익기를 기다리며 주변을 둘러보던 중, 풀숲이 샤삭하고 한 번 움직었다.
그곳을 바라보고 있자, 곧 그림자와 노란색 눈이 보였다.
"...북쪽으로, 갈거지?"
나는 깜짝 놀라 입이 굳어버렸다.
"북쪽의 농장, 거기로 가면 될거야."
"어떻게 알아?"
그림자는 씁쓸한 소리를 내고 말했다.
"내 동료가, 거기로 간다고 했거든. 우린 의견차이로 갈라졌고."
그림자는 한숨을 한번 쉬더니, 이어서 말했다.
"너도 갈거면 조심해. 마력의 여파가 이 숲에 많이 남아있거든."
마력? 난 처음 듣는 이야기에 의문이 들었다.
'마법사는 다 사라지지 않았나...?'
그 질문에 답이라도 하듯, 그림자는 말했다.
"아니, 눈앞에 나타나지 않을 뿐이야. 아, 아니면 숨기고 있을 수도?"
"그,그게 무슨 말이야?"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림자와 기척은 사라져버렸다.
두 번이나 이런 광경을 보니, 의문은 더 커져만 갔다.
챕터 8. 안내자
다음날 아침이 되자, 따뜻한 햇살이 나를 반겼다.
나는 바로 가방 안을 꼼꼼히 확인해보았다. 혼자인 동물을 상대로 도둑이 많이 든다는 것을 어른들께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별일은 없었다. 괜한 걱정이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일어나 다시 북쪽 농장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숲의 나무들이 습기를 풍기며 나를 감싸고 있었다. 숨이 막히고 금방 땀이 났다.
한 시간 정도 후, 나는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아까와 같은 위치에 꽃과 풀들이 보였다.
같은 곳을 계속 돌고 있었나보다. 마력의 여파라는게 이런건가, 생각하고 있을때.
"혹시 도움이 필요하신가요?"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깜짝 놀라 뒤를 돌아봤다.
"아, 제 소개를 먼저 해야겠군요. 전 모리사와 카에데라고 합니다."
"아, 전 사카무라...모토시입니다."
카에데라는 사슴은 고풍스러운 셔츠와 바지를 입고 있었다.
나이는 젊은 청년 정도로 보였는데 잘생긴 외모를 가져 인기가 많을 것 같았다.
"이 숲은 요즘부터 길을 잃기 쉽다고 하더라고요. 지금 길을 헤매고 있진 않으세요?"
"아, 네...농장에 가려고 했는데요..."
"농장은 저희집 근처라 가까워요! 저랑 같이 가실래요?"
갑자기 길을 알려준다니 갑작스러웠지만, 그 권유에 거짓은 없는 것 같았다.
"그래 주신다면 감사하죠!"
나는 구원을 받았다고 생각하고 가기로 했다. 카에데는 미소를 지으며 내 손을 잡았다.
'지, 지금 남자끼리 손을 잡는 거야?'
좀 당황스러웠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익숙해졌다. 손이 따뜻해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카에데는 나에게 물었다.
"이 숲에 꽤 오래 계신거같은데, 어쩌다가 농장으로 가시는거에요?"
"그게, 좀 설명이 길 수도 있는데..."
내가 머뭇거리자, 카에데는 무릎을 꿇더니 내 두손을 잡으며 말했다.
"부탁드려요! 전 이런 모험 이야기 좋아하거든요."
"네? 아 그러신가요..."
카에데는 말해주지 않으면 일어날 것 같지 않았다. 나는 누가 이 광경을 볼까봐 말했다.
"말해드릴게요! 그러니 어서 일어나주세요..."
카에데는 잠깐 머쓱해하더니 다시 걷기 시작했다.
나는 천천히 나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가을 축제부터 유리의 이야기까지 전부.
내 이야기가 끝나자 카에테는 소설 한편을 읽은듯 엄청나게 칭찬하기 시작했다.
"모토시씨도 대단하시네요! 이 결정 내리기 힘들으셨을거같은데..."
나는 칭찬바다에 놀라 말했다.
"아니, 그 정도는 아닌데...그냥 제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도! 이 점은 저도 꼭 본받고 싶네요. 자신의 일을 충실히 하는 것..."
나는 괜히 기분이 좋아져 카에데만 바라보게 되었다. 같은 풍경이 계속되는 것도 모른 채...
챕터 9. 엇갈리는 길
뭔가 이상하다.
벌써 세 번째로, 30분 전쯤 걷던 길 위에 서 있었다.
"저기, 저희 지금 헤매고 있는것 같은데요..."
내가 조심스럽게 묻자 카에데는 걸음을 멈췄다.
그러곤 바닥을 응시하더니, 내 손도 놓아버렸다.
나는 갑자기 변한 카에데의 태도에 당황해 말을 더듬었다.
"아...아니 그러니까 제말은 그냥 추, 추측으로..."
카에데는 반응하지 않았다.
슬쩍 카에데를 보니, 눈도 깜빡이지 않고 무표정으로 있었다.
"...카에데씨? 괜찮으세요?"
카에데는 갑자기,
"엇, 제가 지금까지 뭐하고 있었죠? 아니 그보다, 모토시씨 안색이! 괜찮으세요?"
카에데는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날 걱정하기 시작했다.
"아 괜찮아요...그냥 저희가 길을 헤매고 있는것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카에데는 놀라며, "정말요? 분명 이 길이 맞을텐데..."
"일단 날이 좀 늦었으니 하룻밤을 넘겨야하겠어요. 괜찮으시죠?"
나도 아무일 없었던 것처럼 웃으며 괜찮다고 말했다. 뒷짐진 손에 땀이 흘렀다.
두 번째 성냥을 태우고, 나는 카에데 옆에 앉았다.
"아, 그러고보니 먹을 게 하나밖에 없네요...어쩌지."
카에데는 자신은 괜찮다고 말하며 나에게 물었다.
"모토시씨, 이렇게까지 위험한 일을 하시려는 이유가 뭐에요?"
"네?"
나는 카에데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의문을 가졌다.
표정은 전과 같이 웃고있었지만, 부정적인 말투가 이상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나는 느낌이 안 좋아 대충 얼버무렸다.
"그냥...소중한 친구를 지키고 싶어서?"
"정말로요?"
카에데는 날 압박하기 시작했다. 카에데의 웃는 표정이 무섭게 느껴졌다.
"정, 정말로..."
카에데는 다시 자세를 고치더니 진지하게 말했다.
"모토시씨, 전 당신이 농장으로 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카에데의 낮은 목소리가 모닥불 소리까지 사라지게 했다.
"그곳은 모토시씨가 가기 너무 위험해요. 안 좋은 일만 일어날거에요."
'역시나.'
나는 숨을 한번 쉬고, 카에데의 눈을 쳐다보며 말했다.
"그럼 왜, 절 속이신거죠?"
카에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또 누군가를 아프게하고싶지 않아서."
나는 카에데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내 마음은 흔들리지 않았다.
"농장으로 가는 길을 알려주세요."
카에데는 나에게 다가와 차가워진 내 손을 잡더니 말했다.
"...모토시씨는 참 의지가 강하시군요. 본받고 싶습니다."
카에데는 나무 사이를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농장은 여기서 북쪽으로 500m정도에 있습니다."
나는 카에데의 말이 빨라지는 것을 느꼈다.
"...마지막으로 부탁 하나만 드려도 될까요?"
나는 알려달라고 했다.
"그곳에 가시면, 구원을 바라는 구원자를 도와주세요."
'구원을 바라는 구원자...?'
카에데는 내 양손을 잡더니 마지막으로 웃었다.
"제가...좋은 안내자가 되지 못해 죄송하네요."
모닥불 소리가 다시 들리더니, 카에데는 사라졌다.
챕터 10. 갈대 속 농장
홀로 밤을 보내고, 다시 날이 밝았다.
나는 카에데의 모습을 떠올리며 카에데의 손이 가리키는 곳으로 걸어갔다.
몇 분 지나지 않아 벽 같은 나무 줄기가 날 가로막았다.
평소의 나였다면 당황했을테지만, 난 나무를 타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나무 위에서는 황금빛의 갈대가 춤을 추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간에는...
'농장이다.'
붉은 집과 농장이 보였다. 집 주변만 땅이 높아, 마치 바다의 섬 같이 보였다.
난 나무에서 뛰어내렸다. 갈대가 날 잡아주어 아프지 않았다.
꿈에서 봤던 것처럼, 갈대는 내 키만큼 길게 자라있었다.
나는 확신을 하고, 갈대를 해치며 걸어갔다.
그러다, 발의 느낌이 이상해 바닥을 보았다. 퇴비였다.
방금 전까지 마른 흙이었던 바닥이 갑자기 질퍽퍽한 질감으로 바뀌었다.
'이렇게 바로 바뀌는건, 마법밖에 없을 텐데...'
나는 넘어지지 않게 더 천천히 나아갔다.
마침내 풀 바닥이 보였고, 난 발을 닦고 집 쪽으로 걸어갔다.
집에 도착하기도 전에, 갑자기 돌풍이 몰아치듯 무언가가 날 밀어냈다.
주변에 날아다니는 나뭇가지를 붙잡아 지팡이처럼 쓰며 나아갔다.
집의 벽에 손을 짚자마자, 돌풍의 느낌이 사라졌다.
벽을 따라 돌다보니, 집 문 옆에 무언가 떨고 있었다.
훌쩍이는 소리를 내는, 어두운 와인색 망토였다.
난 망토에게 다가가 살짝 안아주었다.
망토는 울음을 멈추더니, 망토를 벗고 튀어나갔다.
햄스터였다. 머리를 양갈래로 묶고, 파란색 멜빵을 입은 소녀.
햄스터는 날 보고 눈물을 흘리더니, 자신을 탓하기 시작했다.
"죄, 죄송해요...잘못했어요...다 제 잘못..."
"아니, 잠깐만. 난 너를 탓하려고 온게 아니야."
난 자세를 낮추고, 웃으며 햄스터에게 손짓했다.
"그냥 너의 이야기를 듣고 싶을 뿐이야. 난 모험 이야기를 좋아하거든."
웃으면서 말하니, 나도 모르게 카에데의 말투가 나와버렸다.
하지만 그 말이 햄스터를 움직이게 했다. 햄스터는 나에게 점점 다가왔고,
나는 조심스럽게 손을 뻗었다.
"사카무라 모토시, 입니다."
햄스터는 미소를 지으며 내 손을 잡고 말했다.
"미치에, 세오 미치에...에요."
챕터 11. 제목 뭐하지
어느 한 부부가 살았다.
그들은 세상에서 가장 화목했다.
돈이 많거나, 권력이 큰것도 아니었다. 단지 서로의 얼굴을 보기만해도 웃음이 지어지는, 그런 관계였다.
산속에서 살던 부부는, 새로운 생명을 가지게 되었다.
남편은 임신한 아내를 위해 경사가 가파른 산을 나와 평지를 향해 걷고 또 걸었다.
그리고 마침내 꿈에 그리던 도원을 찾았다.
신기하게도 땅의 일부분만 동그랗게 튀어나와있었고, 해가 환하게 빛을 비추고 있었다
부부는 그곳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했고, 작은 농장을 지었다.
낮은 땅에 벼를 심어 집 주위는 마치 금빛 바다처럼 보였다.
그리고 얼마 후, 바다 위 섬에서는 어린 남자아이가 태어났다.
부부는 단풍이 필 때 찾아온 아이에게 단풍 풍(楓)을 써 카에데라고 불렀다.
카에데는 두 부모님께 사랑을 잔뜩 받으며 자랐다.
평범한 날에는 농장을 가꿨고, 주말이 되면 가족 모두가 소풍을 떠났다.
그리고 카에데가 말을 자유롭게 할때 쯤, 엄마가 먼저 부자의 곁을 떠났다.
어린 카에데는 충격을 받지 못할 수가 없었다.
한 순간에 옆자리가 텅 비었지만, 시간은 그것도 몰라주고 똑같이 흘러가고 있었다.
그 후 아빠는 이어서 아들마저 잃을까봐 항상 불안에 빠져있었다.
결국 귀가 얇아져 많이 속고 상처받기 일쑤였다.
카에데는 그때부터 자신의 아버지를 자신이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카에데는 항상 아버지의 옆에서 동물들의 말을 듣고, 위험할때면 아무리 다치든 아버지를 보호했다.
어느날은 아버지가 도박에 빠져 전재산을 잃고 말아, 사채업자에게 협박을 당했다.
카에데는 어느때처럼 아버지를 감싸며 몸싸움까지 벌였다.
싸움이 커지자, 카에데는 사채업자에게 난도질을 당하고 말았다.
아버지는 자신 때문에 자식이 이런 험한 꼴을 당했다고 자신을 혐호했다.
그러곤 집에 틀어박혀 카에데의 병문안도 오지 않았다.
카에데는 건강해지자마자 퇴원해 아버지를 뵈러 집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그를 반긴건 환영해주는 아버지가 아닌, 혼자만 흔들리고 있는 사슴이었다.
카에데는 그 자리에서 하루종일 자신을 증오하며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