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open.kakao.com/o/s98uo…https://curious.quizby.me/Soyy…넘 바쁘네요ㅠㅠ
나 지금 꿈 꾸냐. 한나는 직접 보고도 믿을 수가 없어서 한사코 눈을 비볐다. 길바닥에 나앉은 랑이가 동냥을 하고 있었다. 고딩 때만 해도 용돈으로 애들 간식 사 주던 놈이 바닥에 떨어진 천 원짜리 지폐를 줍고 헤실거리고 있었다. 머리는 폭탄 맞은 것처럼 산발이고 좋아 보이는 옷은 앞섬이 다 뜯겨 있다. 자칫 보면 평범한 거지 같은데 자취 삼 년차 한나 눈에는 다 보였다. 입고 있는 자켓 아디다스 십오 만원 바지는 나이키 십일 만원. 하여간 옷도 옷인데 랑이가 거지일 리가 없다. 일일 거지 체험이라도 하나 싶어서 빤히 쳐다보다가 주위 두리번거리는 랑이와 눈이 마주쳤다. 일 초간의 정적 그리고 이어지는 랑이의 질문.
"저 아세요?"
그게 곧 이딴 클리셰의 발단이 된다. 한나는 괜히 귀찮은 걸 건드렸다 싶어 골이 울렸다. 아침 아홉 시부터 네 시까지 장장 일곱 시간의 카페 알바가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 기억상실증 환자를 발견했다. 경찰로 데려다주기 브이에스 그냥 모른 척 집에 가기. 유튜브에 올리면 일 퍼센트 대 구십구 퍼센트 나올 밸런스 게임에서 한나는 바보처럼 일 퍼센트짜리 정답을 골라 버렸다. 랑아 나랑 같이 어디 좀 가자. 랑이는 저항도 안 하고 한나를 쫓아간다.
경찰서는 십 분 정도 거리에 있다. 오 년간 못 봤던 회포라도 풀면 덜 지루할 텐데 랑이는 자긴 아무것도 모른댔다. 그래서 그냥 지루하게 걷다가 경찰서 의자에 랑이 앉혔다. 신원 조회는 지문 감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도 생각보다 일찍 나왔다. 영화서처럼 집에 데려가서 같이 살고 그런 스토리는 기대도 안 했다만 힘이 좀 빠지긴 했다. 이름은 랑이가 맞고 집주소 찾아 보니 한나가 사는 곳에서 도보 오 분 거리에 있었다. 우연도 이런 우연이 없지. 그새 부모님도 여읜 건지 고아라는 랑이에게도 보호자는 필요한 노릇. 경찰관은 자기들 대신 랑이 데리고 온 한나가 조금만 희생해주길 바랐다. 거절 못 하는 한나는 기꺼이 보호자 신세가 되어 버렸고.
업체 불러서 도어락 따고 들어가기까지 두 시간. 한나가 그때까지 랑이 기다려준 건 아니고 그냥 경찰한테 온 문자 보고 알았다. 연락은 그게 끝일 줄 알았는데 거진 일주일동안 매일같이 왔다. 경찰서 와 주셔야 합니다. 병원 진료 결과입니다. 뺑소니범 찾았습니다... 어째 알고 싶지 않은 부분까지 다 알게 되는 것 같다. 머리에 충격이 있었다는 진료 기록 볼 때도 마음이 안 좋았는데 뺑소니 얘기까지 듣자 돌덩이 얹어놓은 것처럼 가슴이 무거워졌다. 그 연락을 마지막으로 한 삼 일동안 연락이 없었다. 이제 보호자 노릇도 끝났나 안도하기도 잠시 그다음 날 아침 모르는 번호에서 문자가 무더기로 왔다.
― 하이
― 나 백랑인데
― 기억 찾구 싶어
― 근데 친구가 너밖에 없걸랑
― 도와주면 안 대냐
문자 온 타이밍도 하필이면 한나가 랑이 되게 불쌍하다고 생각하고 있던 때였다. 문자 받자마자 한나는 같잖은 동정 들킨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팠다. 실상 암것도 안했는데 한나는 이제 랑이 보면서 동정심 플러스 죄책감까지 느낀다. 무려 세 시간 동안 문자 회피하다가 결국 한나는 겨우 버린 보호자 신세를 또 자처해 버렸다. 스스로 불러온 재앙이 따로 없네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