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이일까, 어른일까. 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커버렸는데, 어른이라고 하기에는 아직 너무 미숙하다.
그런 상태로 세상에 던져진 나는 그 어것도 아닌, 그저 먼지 같은 존재일 뿐이었다.
당연하게도 할 줄 아는 것은 없었고, 그런 나를 찾아주는 사람도 없었다. 사람들이 하는 말들은 내 눈물을 베는 칼날 같았고, 내 존재는 점점 작아져만 갔다.
누군가는, 언젠가는 날 알아주고 빛나게 해줄 거라 믿었지만 이젠 그런 것도 다 지쳤다. 왜 나를 이 세상에 이리 이르게 던져놓았는지, 왜 나는 이런 작고 쓸모없는 존재인지 혼자 외치고, 원망했다.
피터팬이 된다면, 네버랜드에 갈 수 있다면 어땠을까? 동화를 보며 꾸던 내 꿈은 이미 어른들이 다 먹어버린 것만 같다.
동화 속 반짝이는 세상은 그저 잿빛 도시이고, 살가운 사람들은 그저 시들어있을 뿐이다.
있지 피터팬, 밤에 내 방에 몰래 와서 날 네버랜드로 데려다줄 수는 없는 거야?
딱 한번만 어릴 때 꾸던 동화 속 꿈으로 데려다주면 안 될까, 피터팬?
@ne0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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