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19 12:38•조회 33•댓글 0•유키노텐시
『宝石を食むチェリー』
보석을 머금은 체리
붉은 결정이 혀끝에 닿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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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안개가 걷히지 않은 유리 온실 깊숙한 곳, 오직 달빛만을 먹고 자란다는 기이한 체리 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소문으로만 떠돌던 그 나무의 열매를 마주한 순간,
나는 그것이 과일이라기보다 장인의 손길로 연마된 루비 결정에 가깝다는 것을 직감했다.
젖은 아침 이슬을 머금은 채 투명하게 빛나는 선홍빛 구체. 그 완벽한 형태는 소유욕을 자극하는 동시에, 감히 건드려서 깨뜨릴까 두려운 시린 아름다움을 뿜어낸다.
조심스레 한 알을 따 입안에 넣었다.
차가운 표면이 혀끝에 닿는 찰나, 그 반짝임은 이가 시릴 듯한 파열음과 함께 산산조각 부서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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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 광물을 씹는 듯한 질감 뒤로 터져 나오는 것은 과즙이 아닌, 고농도로 압축된 찰나의 기억들.
아주 오래전 잃어버린 줄 알았던 첫사랑의 풋내, 어느 여름날의 강렬했던 태양,
그리고 소중한 무언가를 떠나보낼 때 느꼈던 서늘한 상실감까지.
그것은 단순한 미각이 아니라,
영혼의 깊은 심연을 건드리는 지독하리만치 탐미적인 체험이다.
붉은 결정이 혀 위에서 서서히 녹아내릴 때마다, 내 몸의 혈관을 타고 흐르는 것은 피가 아닌 투명한 보석의 파편들.
나라는 존재가 희미해지고 오직 이 기묘한 체리의 표면만이 내 안을 가득 채우는 환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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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 밖으로 나오니 세상은 여전히 무채색으로 흐른다.
하지만 내 입안에는 아직도 다 녹지 않은 루비 조각 하나가 남아, 마른침을 삼킬 때마다 서글프고도 아름다운 결정의 맛을 속삭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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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태롭고 덧없지만, 그래서 더 눈부시게 빛나는 순간들에 대한 찬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