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

설정
2025-12-10 21:31조회 61댓글 3@UX2mau
넓은 바다를 유영한다.
해안선에 걸친 노을은 무척이나 낭만적이기에.

바다가 둥글어 다시 출발지인 원점이라도
축축한 물을 머금은 채 모래사장으로 뚜벅뚜벅 걸어나온다.

나는 다시금,
끝없이 두 팔을 휘저으며 넓은 바다를 유영한다.

너라는 바다를 유영한다.
서로에게 우리가 된다는 것이 참 아름답기에.

너라는 존재가 나라는 존재로 가득 찰 수 있도록.
언젠가는 버림받을 어쩌면 일방적인.

그러나 굴하지 않은채
너의 마음을 휘저으며 너라는 바다를 유영한다.

바다는 끝이 보이지 않을지도 모른다.
가끔은 침몰해 공기 방울과 떠오를 것이고
하찮고 미미한 암석에게서도 긁히며 부딫힐 수 있다.

차갑디차가운 바닷속에서 보이지 않은 눈물을 삼킬 수도 있고.
어쩌면 정말로 다신 떠오르지 못한 채 침몰할 수 있다.

그렇지만 난 다시 수중에 얼굴을 내밀고,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유영한다.
드넓은 바다를.

너 역시 나에게 마음의 일부조차 주지 않는다.
그 대상은 내가 아녔었나.

가끔 나에게 헤어나올 수 없는 치명적인 상처를 입힌다.
그 어떤 무언가로도 치료할 수 없게 내 마음을 후벼판다.

너를 통해 나에겐 커다란 암석 같은 구멍이 생겼다만
그 역시 아름다운 이야기에 한 쪽이므로,

난 다시 웃음이라는 무해한 꽃을 띄우고
조용하다만 정확하게 유영한다.
너라는 마음을.

진심이 아닌 가식의 단어랄지도
그 마음만은 진실됐기에.
끝없이 찬란했기에.

혹시 모른다, 그 바다에게, 너에게 버림받을지 모른다.

영원을 약속하지 않았기에.
영원은 애당초 존재하지 않을수 있기에.

그렇지만, 난 그 바다와 너를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를 정도로 끝없이 유영한다.

두 바다는 나에게 영원을 걷네주었으니
그것이 진심이 아닐지라도

__________________

@UX2mau
@유마유

오랜만? 입니다
댓글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