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경찰 5-여인(분량 적음)

설정
2025-11-05 13:53조회 31댓글 1Garri
바보, 바보, 바보, 바보, 바보, 바보! 거짓말을 숨 쉬듯이 하는 이 바보! 지키지 못할 거짓말로 사랑을 썩히는 이 바보! 미쳐 버리겠는 뇌를 췌장에 쑤셔 넣는 바보! 바보! 바보! 미치겠다. 미치겠다고. 미치겠다고. 미치겠다는 내 마음을 화로에 집어 넣어 인육 파이를 해 먹을까 한다.
나는 해가 저물고 달이 뜨는 신세대의 어제 저녁, 애증의 안나에게 말하였다. 독일에서 왔다는 안나를 위한 독일어로.
”Ich werde dich beschützen und den Verbrecher ins Gefängnis stecken(내가 널 지키고 그 범죄자를 감옥에 넣을게)“
내가 왜 그런 소리를 하였는 지는 잘 모르겠다. 사랑하는 여자에게 할 수 있는 가장 달콤한 주인공의 속삭임이랄까. 내가 주인공인가? 나 같은 악마가? 힘 만을 밝히는 자가? 썩은 인간이? 부패한 공권력이라는 신문 속 매우 복잡하면서도 단순한 단어들로 이루어 진 어디까지 허상인 지도 모르겠는 그런 존재가? 나는 주인공은 아닐 뿐더러, 안타고니스트와 더욱 잘 어울리는 성향을 지녔다. 속세에 찌들어 가며, 강함에만 집착하고 이를 위하여 약자 따위는 밟아버릴 수 있는 인간은 누가 보아도 안타고니스트다. 여기서 내가 악역이라는 단어를 안 쓰고 안타고니스트라는 단어를 쓰는 이유는 내가 그저 세계의 정의와 반대 되는 사람일 뿐이지, 무조건 나쁜 인간이 아니기를 바라는 내 일말의 이기심에서 비롯 되었다고 보자. 어쨋거나, 나 같은 안타고니스트(악역)들은 사랑를 지키기 위하여 사랑하는 여자에게 주인공 행세를 해야 하는 안타까운 의무를 지녔다.
신세대가 밝아오는 아침이었다. 눈물조차 말라버릴 따가운 햇살에 나를 포함한 몇 안 되는 모든 경찰들이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오늘따라 경찰들이 외부로 떠나거나 다른 이유로 오지 않았다)
경찰서의 투명하고 묵직한 유리 너머에는 붉은 핏물을 흘릴 것만 같은 여인이 있었다. 나이는 대략 50대 후반으로 보였다. 핏물이 고인 듯한 붉은 코트에는 금빛 자수로 동양 신화에나 나올 법한 새가 그려져 있었다. 저런 걸 봉황이라고 하였나? 기억이 잘 안 난다. 분명 동양 신화에 진심인 류드밀라가 여러 번 보여준 것 같은데…. 아무튼, 그 여인은 본인이 본인의 발로 경찰서에 들어오기에는 자신이 너무나도 안타까운 피해자이기에, 경찰들이 먼저 와주어야 한다는 듯 경찰서의 문을 약간 열고 계속 차분하게 서 있었다. 도저히 무엇을 물으려는 건 지 예측이 안 갔지만, 창백하게 백지장처럼 질린 얼굴에 자꾸만 떨리면서 움직이는 눈썹으로 장식 된 표정을 보아하니 무언가 매우 심각한 것이 있었다.
나는 계속 그 여인이 먼저 들어오기를 기다리며 발을 굴렀다. 내 구두 바닥이 땅에 닿을 때마다 자꾸만 아버지가 나를 밟던 게 생각 났다. 아버지는 자신이 군대에서 신었던 것과 비슷하게 생긴 부츠들을 모으는 희한한 취미가 있었다. 가끔은 제대로 결제를 하지 않고 가져 가 절도범으로 신고를 받기도 하였다. 그때 내가 속으로 아버지의 절도 행위가 훗날 내가 경찰이 되는 데 문제로 여겨질까봐 걱정을 한 일이 어젯밤처럼 느껴진다. 그때 덮었던 이불의 촉감이 아직까지 내 볼을 가로 지른다. 하지만, 미안하다. 나의 이불은 나를 보듬어 주었지만 나는 자라서 부패나 저지르니. 나는 계속 발을 굴렀다. 내 구두가 바닥에 닿을 수록 바닥이 괴성을 질렀다. 바닥에 검은 색 흐릿한 자국이 남았다. 그 자국을 지워 보고자 노력하지 않았다. 계속 발을 굴렀다. 아버지가 방어막 따위는 없는 내 나약한 얼굴을 밟는 게 회상 될 때까지 가자, 나는 발을 구르는 걸 그만 두었다.
그때 즈음이었다. 그 여인이 자신의 둥그런 몸을 뒤로 빼면서 문을 당겨서 연 뒤, 경찰서 안으로 들어왔다. 몸은 여전히 둥그런 형태를 유지하였다. 내가 신고를 접수하는 류의 업무를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오늘 경찰들이 별로 오지도 않았고 기다리라고 할 수도 없으니, 내가 처리하기로 하였다.
“저….”, 너구리가 인간의 언어를 습득한다면 저럴 것이다.
“저희… 저희 아들이…. 실종 되었어요“, 실종 신고다. 이곳은 실종 신고가 다른 곳에 비하면 제법 많은 곳이기에 나는 개의치 않았다. 범죄의 진흙탕이 되어 버린 이곳에서 깨끗한 집은 하나도 없었다. 아무 가정이나 찍은 다음 조사를 하면 범죄의 피해자나 가해자가 최소 한 명씩은 나오는 핏물 범벅 진흙 파이라는 표현이 정확할 테다. 이 여인 또한 예전에 한 번 만난 적이 있었다. 그때는 이 여인의 어머니가 치매에 걸려 길거리를 방황하였었는데, 내 기억으로는 범죄 조직한테 걸리지 않는 이 곳 최고의 행운을 맞이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뒤로부터 이 여인은 어머니의 팔뚝에 큼지막하게 본인의 연락처를 검정 팬으로 써두었다. 그때 만난 뒤로는 다시는 만나지 않아 내일에 만났어도 기억 못했을 인물이다.
“네, 알겠습니다. 아들 분은 누구신가요? 언제부터 실종 되었고요?”, 형식적인 질문이야말로 이러한 업무를 처리하는 훌륭한 방식이다. 걱정과 동요 없는 차갑고 매끄러운 문장. 과냉각이 되어 버린 차디찬 물방울을 칼 위에 올려놓은 듯 태연하게 부르는 문장.
“어… 음…”, 여인이 자신의 아들이 경찰서 바로 앞에 걸린 현상금 수배지에 나오는 사람 중 한 명인 마냥 버벅거렸다. 여인의 목소리 하나하나에 시든 장미가 들어 있는 듯 하였다. 붉은 목소리 사이사이 갈라지는 걱정은 듣기 불편하였지만, 경찰로서 하는 일이 늘 그렇다는 걸 나는 정확히 알고 있었기에, 특별히 불편해 하는 기색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여인은 내가 은근히 거만한 눈빛을 치켜 세우려다 다시 예절 있게 바꾸는 걸 반복하는 동안에도 고민하였다.
“아….”, 새벽의 정적이 이제 떠나갈 기세를 보였고, 햇빛이 적극적으로 유리창 너머 이곳에 들어오려 한다. 햇빛의 발걸음이 그 여인을 향하고 있다. 그 여인은 아직까지도 본인의 순진무구해 보이는 눈을 눈꺼풀 아래로 욱여 넣으며 말을 하지 않았다. 빨리 말해 달라고 내가 부탁하려고 하였으나, 사람을 재촉하고 싶지는 않았기에(그리고 내가 가장 싫어했던 것이 재촉이기에) 하지 않았다. 스스로가 내려는 단어에 두려워 하는 여인은 눈을 뜰 새도 없이 몰아 붙이는 스스로가 만들어 낸 태풍으로 고통 받는 존재처럼 보였다. 여인은 잠시 물을 마시러 정수기에 갔다. 하지만, 여인의 떨리는 손에 정수기에서 받은 물들은 전부 쏟아졌다. 물이 쏟아지는 모습은 마치 더 이상의 은혜는 없다는 경찰서의 대사와도 같았다. 하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은 여인은 물을 딱지 않고 누군가 가방을 놓고 간 의자에 앉았다. 그 가방은 이제 여인의 코트와 체취에 잠식 되어 버렸다. 여기까지 진동하는 여인의 향수가 가방에 깊이 침투하였다. 결국, 여인은 가방을 빼어 옆에 두었다. 여인의 교양 없는 태도에 여인의 옷은 팔꿈치부터 어깨까지 누더기와 헝겊으로 이어 붙인 거지의 것처럼 보였다. 여인은 계속 떨었다. 그만 좀 떨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나는 내 아버지가 나를 차듯이, 그리고 493529:&?2@;9를 차듯이, 바닥을 찼다. 아버지가 떠오르는 것 이전에 중요한 건 저 여인이 빠르게 답하는 것이다.
결국, 여인은 내가 느낀 모든 걸 알아차리고 내게로 다가왔다. 라벤더와 장미, 그리고 정체 모를 인공의 향이 섞인 향수 향이 진동하였다. 나는 미간을 찡그리려다 다시 피고 여인을 바라보았다. 여인의 눈이 수치심에 절여 졌다. 왜 수치스럽지? 교양 없이 굴어서? 하지만, 그 사실은 있다가 밝혀졌다.
”어제 실종 되었고… 원래 제게 매번 전화를 걸었는데…. 어제부터 안 걸더라고요. 그리고, 아들이 지내던 방에 가보니까 피가 묻은 칼 빼고는 아무것도 없었어요“, 여인은 여전히 이름을 숨겼다. ”Моего сына зовут Иван Романов“
Боже мой, господин Иван Романов, клоун гангстеров и первый клиент, который назвал меня коррупцией. Нет, ты хочешь, чтобы я назвал тебя убийцей?
마지막에 있는 문장들은 전부 러시아어니까 번역기로 번역하시면 됩니다. 번역기를 쓰시거나 문장을 복사할 때처럼 선택하신 뒤에 선택 사항에서 번역하실 수 있어요. 안 되시면 제가 댓글에 쓸 게요.
댓글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