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우연히 너와 마주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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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13 15:56조회 28댓글 0윤소월
뜨거운 바람이 흩날리는 날,
낡은 평상에 앉아 있는 너를 우연히 만났다.

그 때는 정말 우연이였다.
정말로.

더운 날에 소다향 아이스크림을 들고
저 먼 풍경을 보는 널 보면
어찌나 네게 말을 걸어보고 싶던지.

- 안녕!

안녕이란 한 마디에 벌써 얼굴이 붉게 물든다.
그리고 그도 입을 연다.

- 안녕. 반가워 ㅎㅎ

해맑게 웃으며 내게 손을 흔들어준 너는,
얼마나 네가 아름다운지 모른다.

오늘도 뜨거운 햇빛이 떠오르는 날이면
그 벤치에 먼저 다가가본다.
‘우연히’ 만난 것 처럼 말이다.

있었다.
오늘은 복숭아향 음료를 양 손에 들고 있었다.

- 어? 안녕! ㅎㅎ 오늘 또 만났네.

- 어.. 음.. 안녕!

당황한 바람에 제대로 된 인삿말도 못 했다.
순간 귀가 빨갛게 물들었다.

- 이거.. 너 하나 마실래?

- 어.. 고마워!ㅎㅎ 우리 완전 우연이다. 그치?

그 것 이었다.
복숭아향이 나는 시원한 음료.

- 그러게. 진짜 우연이다ㅎㅎ

이번에도 내게
해맑은 표정으로 눈을 맞추며 웃는 너는,
내게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모른다.

어쩌면 그 애도 오늘 내가 나오길 기다렸을지도 모른다.
오늘도, 내일도
나는 ‘우연히’ 너와 마주치기 위해 나가본다.
그 낡디 낡은 평상 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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