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24 22:51•조회 35•댓글 1•&
그 왜 있잖아, 17살에 사랑했던 사람이
평생의 이상형이 된다는 말.
나는 그 말이 좀 맞는 것 같아.
너를 평생 사랑한다는 뜻은 아니고,
그때 처음 알게 된 사랑의 모양이
이후에도 마음 한구석에 남는다는 뜻 같아.
그때는 별것도 아닌 것들이 좋았잖아.
짧은 연락 하나에도 괜히 웃고,
같이 걷던 길만 봐도 생각나고,
이름을 불러주는 목소리 하나에도 설레고.
그때는 몰랐는데
지나고 나니까 알겠더라.
내가 좋아하는 사람의 기준에
네가 조금씩 남아 있었다는 걸.
다른 사람을 만나도
비슷한 말투에 괜히 마음이 가고,
닮은 다정함을 보면 한 번 더 눈이 가고,
너가 해주던 것과 비슷한 행동에
괜히 오래 마음이 머무는 거야.
그렇다고 아직도 널 사랑한다는 건 아니야.
그냥 처음이라서 그런 것 같아.
처음으로 누군가를 그렇게 좋아해 보고,
처음으로 보고 싶다는 감정을 알아보고,
처음으로 한 사람이 내 하루를
전부 차지하는 기분을 알았으니까.
아마 나는 너보다
그 사람을 좋아하던 열일곱의 나를
더 기억하고 사랑하는 것 같아.
참 많이 좋아했더라.
참 서툴렀고, 참 솔직했더라.
그래서 가끔 생각해.
정말 평생의 이상형이 된 건 너가 아니라
그때 내가 느꼈던 사랑의 온도가 아닐까 하고.
언젠가 더 좋은 사람을 만나고,
그때보다 더 깊게 사랑하게 되더라도
열일곱의 그 순수했던 마음만큼은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아.
처음 사랑했던 사람은 잊을 수 있어도
처음 사랑했던 마음까지 잊는 건
조금 어려운 일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