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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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08 18:08조회 32댓글 0유키노텐시
[윤슬]


]]정말 눈이 시릴 정도로 찬란한 별의 파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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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경계가 모호해지는 정오의 시간, 태양은 제 몸을 깎아 푸른 수면 위로 무수한 보석들을 투하한다.


그것은 파도가 밀어 올린 가장 눈부신 고백이자, 찰나의 순간에만 허락되는 빛의 잔치.

윤슬이라는 이름의 반짝임은 결코 고정된 것이 아니어서, 우리가 눈을 깜빡이는 사이에도 수만 번의 모양을 바꾸며 일렁일 뿐이다. 그 불규칙한 빛의 산란이야말로 생이 가진 가장 생생한 맥박이라는 사실을 알까.



바람을 타고 유영하는 갈매기의 날갯짓 아래로 바다는 연신 은빛 비늘을 털어내고.

수만 개의 다이아몬드를 뿌려 놓은 듯한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속에 가라앉았던 무거운 침전물조차 저 빛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투명하게 정화될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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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저 반짝임을 보며 그리운 이름을 떠올리고,
또 누군가는 저 빛 너머에 있을 미지의 내일을 꿈꾼다는 것을.


바다는 대답 대신 잔물결을 일으켜 빛의 격자를 짜고, 우리는 그저 그 경이로운 광경 앞에 서서 스스로의 존재가 얼마나 작고도 눈부신지를 깨달을 뿐이다.


해의 각도가 조금씩 기울며 빛의 입자가 굵어질 때.


물결 위로 부서지는 소리 없는 아우성은 가슴 가장 깊은 곳의 응어리를 어루만지고.


비록 저 빛들은 파도가 밀려오면 사라지고 말 신기루일지라도,

찰나의 눈부심이 영원의 위로보다 더 강력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제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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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햇살 아래 제 몸을 온전히 내맡긴 채,
가장 찬란하게 부서지는 저 물결의 순례를 영원히 기억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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