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ho : prol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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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30 16:58조회 57댓글 1BBB
[로딩에 실패했습니다.]

[재시도 중입니다...]

[로딩에 실패했습니다.]

"..."

노이즈가 가득 낀 세계.
그 혼돈의 땅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인간.
자비 없는 하늘은 끔찍한 저주를 멈추지 않았다.
로딩은 끊임없이 멈췄고, 걸어도 걸어도 제자리였다.

"차라리 노이즈에 껴 죽을걸."

[재시도 중입니다...]

"더럽게 느려선..."

지독한 희망고문이었다.
느리고 오랜 재시도는 희망을 심어주었지만,
금세 '로딩을 실패했습니다'라는 문구가 가로막았다.

[로딩을 실패했습니다.]

"아, 때려치워!"

이게 다 망할 스크린 때문이었다.
빔프로젝터 같은 건데, 손가락으로 터치가 가능했다.
말 그대로 신세계, 혁신. 순식간에 도시를 뒤집어엎었다.

[로딩에 성공했습니다. 정보를 업로드합니다.]

톡, 톡.
두 번이면 상대가 누군지 알 수 있었다.
톡, 톡.
두 번이면 문자를 보낼 수 있었다.
스마트폰이 필요 없었다. 말 그대로 모든 게 가능했다.

"..뭐야, 이거 왜 이래?"

[로딩에 실패했습니다. 다시 시도하세요.]

망할 노이즈가 피어나기 전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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