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너는 그렇겠지.
너는 모든 걸 다 가진 아이잖아.
근데 난 아니란 말야.
너는 노력조차 하지 않아도
모든지 다 잘 되겠지.
근데 난 아니란 말야.
너처럼 노력을 안하면 무너져서
인생 편하게 못 산다고.
피 터져라 노력해도
항상 네 들러리인 거 정말 지겨워.
.
''유선아!"
"어 혜윤아."
혜윤은 골목길에 쓸쓸히 혼자 걸어가는
유선을 불러 세웠다.
"여기서 뭐 하는거야?"
유선은 잠시 뜸을 들이더니 말했다.
"공부하러 가는 중."
혜윤은 주변을 두리번두리번거렸지만
스타디카페나 독서실로 보이는 곳은 없었다.
"엥? 아무것도 없는데?"
"알아. 내가 말하는 공부는 그게 아니니까.."
혜윤은 유선을 이해할 수 없었다.
"무슨 공부인데..?"
혜윤이 몇 번이고 물었지만 유선은
대답하지 않았다.
"아 맞다. 나 이번에 공부 진짜 안 하고 시험 봤는데
국어 1등급 나왔다!"
혜윤이 말했다.
유선은 크고 동그란 눈으로 혜윤을 쳐다보았다.
누가보면 싸이코패스라고 오해할 정도로
유선은 미쳐보였다.
겨우 1초라는 시간 동안이였지만
혜윤은 소름돋았다.
"어. 그래."
유선이 무뚝뚝하게 대답했다.
그 순간 혜윤은 걸어갔다.
더 빠르게 걸어갔다.
유선은 혜윤이 생각하는 유선이 아니였다.
.
유선은 혜윤이 뛰쳐나가는 것을
쳐다보았다.
"멍청해. 혜윤아, 왜 그렇게 눈치가 없는건지."
유선은 홀로 골목길에서 그렇게 서있었다.
10여 분 동안.
.
혜윤은 집에 돌아왔다.
혜윤은 아직도 유선의 눈빛을 잊을 수 없었다.
생각만 해도 소름끼쳤다.
혜윤은 가방에 있는 책들을 꺼내
책상위에 올려두었다.
-툭-
작은 쪽지가 혜윤의 발 밑에 떨어져 있었다.
-정말이지 넌 이해를 못하는 거니.?
하나부터 열까지 알려줘야 아는거야?
유선이가-
혜윤은 쪽지를 읽고 바로 쓰레기통에 버렸다.
혜윤은 세상을 이해할 수 없었다.
.
.
혜윤은 태어났을 때부터 영재라고 불렸다.
4살에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하고
7살에는 사칙 연산을 마스터 할 정도로
뛰어난 아이였다.
그러나 혜윤은 뭐든 진득하게 하는 게 없었다.
노력보다 자신의 재능을 더 믿었다.
유선은 그런 혜윤이 못마땅했다.
유선은 집안이 가난했다.
그래서 자신이 열심히 노력하여
집안을 살리고 싶었다.
유선은 혜윤처럼 스터디카페나 독서실에 갈 정도로
용돈이 충분하지 않았다,
그래서 항상 학교에 마감시간까지 남았고,
힘들 때는 골목길에 들려
인생공부도 할 겸 마음을 진정시키곤 했다.
유선은 노력을 혜윤의 백 배는 했다.
아니 천 배는 했다.
하지만 성적은 혜윤이 항상 위였다.
유선은 혜윤이 점점 미워졌다.
피 터져라 노력해도
항상 네 들러리인 거 정말 지겨워.
유선은 항상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
가끔
후천적으로 만들어진 재능은
선천적으로 만들어진 재능을
이기지 못할 때가 있다.
가끔이 아닌 자주일 때도 있다.
By Kxng
작가의 큐리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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