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의 베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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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26 17:01조회 23댓글 0812 55120 88121
단편: 무지의 베일

눈을 뜨자, 나는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내 이름도, 나이도, 성별도, 건강 상태도.
그리고 나를 포함한 다섯 명의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그들 중 누가 누구인지, 나는 전혀 몰랐다.

방 안은 곧 물로 가득 찰 예정이다.
숨을 고르며 앞을 바라보니, 두 개의 문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 1번 문: 문을 열면, A와 B는 안전하게 구조되지만,
나머지 C, D, E는 즉시 사망한다.

• 2번 문: 다섯 명 모두 살아날 수 있지만,
구조가 보장되지 않고, 직접 물을 헤치며 빠져나가야 한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너, 너라면 어떤 문을 선택하겠니?


그리고 나는 그 다섯 명의 상황을 들었다.

• A: 어린이, 6세, 병약하고 수영 불가능
• B: 노인, 75세, 지팡이를 필요로 하는 상태
• C: 건강한 청년, 22세, 수영 가능
• D: 직장인, 35세, 운동 가능
• E: 성인 여성, 30세, 다리에 가벼운 부상 있음

하지만 나는 누구인지 전혀 모른다.
혹시 내가 A일 수도, B일 수도 있다.
아니면 C, D, E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손을 문 위에 올리고 생각했다.
"어떤 선택이 최선의 선택일까?"

무지의 베일 속에서, 내 선택은 사회적 약자에게 최고의 혜택이 돌아가는 최선의 선택을 고려하게 했다.
가장 위험하고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
즉 A와 B가 안전하게 살아남도록 구조하는 길이
누구에게나 공정한 선택이 된다.


나는 마음을 굳혔다.
무지 속에서 가장 합리적인 선택은,
누가 될지 모르는 내 자신조차 약자일 가능성을 상정하고 행동하는 것.
그리하여, A와 B가 가장 안전하게 살아남도록 나는 1번 문을 열었다.

그리고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모든 사람이 만장일치로 선택한 결과를 낳았다.
최소수혜자에게 최고의 혜택이 돌아갔다.

나는 깨달았다.
정의란, 단순히 나 자신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누가 될지 모르는 상태에서 모든 가능성을 고려하고, 약자에게 혜택을 돌리는 것이라는 것을.

물은 조금씩 차올랐지만,
내 선택은 흔들리지 않았다.
무지 속에서조차, 우리는 인간답게 행동할 수 있고,
사회적 약자를 중심에 둔 판단은 언제나 가장 공정하다는 것을.

독자인 너가
이 방 안에 있다면 어떤 선택을 하겠니?
그리고 왜 그렇게 선택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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