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은 소리가 없다. 아프다고 말하지 않아도 아프고, 참는다고 해서 사라지지도 않는다. 그저 너의 완벽한 하루의 끼어들어 서툴게 숨어 지낸다.
너는 친절하다. 그래서 잔인하다. 웃으며 건네는 말 한마디, 아무 뜻 없이 불러주는 내 이름, 그 모든 것이 나에게는 하루를 버티게 하는 이유가 된다. 너는 모른다. 네가 나를 스치듯 지나갈 때, 나는 잠깐 천국에 다녀온다는 걸. 가끔은 상상한다. 네가 나를 조금만 더 오래 바라봐 주는 장면을.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부를 때도, 내 마음은 괜히 너 쪽으로 한 발 더 다가간다. 그게 지옥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래도 나는 도망치지 않는다. 덜 익은 내 마음을 고백하지도, 포기하지도 않은 채 이 애매한 자리에 그대로 서 있다. 아프지만, 아직은 네가 있기에.
오늘도 너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또 하루를 사랑했다. 아무도 모르게, 들키지 않게.
그래서 묻고 싶다. 짝사랑이라는 지옥에서 너라는 천국으로, 정말 나를 이끌어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