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물선(抛物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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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09 19:35조회 67댓글 0유키노텐시
포물선


가장 높은 곳을 향해 손을 뻗는 절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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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빛 가죽 공이 코트 바닥을 때릴 때마다,

심장 부근에서 둔탁한 공명이 일어납니다.


​그것은 단순한 타격음이 아니라, 바닥에 새기는 청춘의 박동이자 기어이 림을 통과하겠다는 지독한 맹세겠죠.

손바닥에 배어든 끈적한 땀방울이 공의 표면과 맞닿을 때, 우리는 비로소 세상의 모든 소음으로부터 단절된 채 오직 골대라는 하나의 목적지 소리에만 귀를 기울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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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에 몸을 던지는 찰나,
중력은 잠시 우리를 놓아주고.

손끝을 떠난 공이 그리는 포물선은 미처 다하지 못한 말들을 실어 나르는 가장 고독한 전령이라는 사실.

그 짧은 비행의 시간 동안 우리는 몇 번이고 무너졌던 어제의 나를 복기하고,

다시는 오지 않을 단 한 번의 기회를 향해 온 신경을 곤두세우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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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의 그물이 '촤악' 하고 뒤집히는 소리.


그 청량한 파찰음은 갈증 난 영혼에 들이붓는 차가운 얼음물 같아서, 발등을 타고 흐르는 피로감조차 순식간에 휘발시켜 버립니다.


​승패가 갈린 뒤의 텅 빈 체육관,
꺼진 조명 아래 홀로 남은 골대를 바라보며 우리는 깨닫습니다.

우리가 사랑한 것은 찬란한 스포트라이트가 아니라,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수천 번 반복했던 그 지루하고도 고결한 투쟁의 시간이었다는 사실을.


​무릎에 맺힌 멍 자국은 훈장처럼 단단해지고,
거칠어진 숨을 고르며 코트를 나설 때 등 뒤로 길게 늘어지는 그림자.

비록 오늘의 경기는 끝이 났을지라도,

내일 아침이면 다시 코트의 적막을 깨우러 올 우리들의 발소리가 벌써부터 귓가에 쟁쟁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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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의 한계를 돌파하는 그 뜨거운 궤적을 끝까지 믿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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