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물선
가장 높은 곳을 향해 손을 뻗는 절박함.
|||
오렌지빛 가죽 공이 코트 바닥을 때릴 때마다,
심장 부근에서 둔탁한 공명이 일어납니다.
그것은 단순한 타격음이 아니라, 바닥에 새기는 청춘의 박동이자 기어이 림을 통과하겠다는 지독한 맹세겠죠.
손바닥에 배어든 끈적한 땀방울이 공의 표면과 맞닿을 때, 우리는 비로소 세상의 모든 소음으로부터 단절된 채 오직 골대라는 하나의 목적지 소리에만 귀를 기울일 뿐입니다.
||
공중에 몸을 던지는 찰나,
중력은 잠시 우리를 놓아주고.
손끝을 떠난 공이 그리는 포물선은 미처 다하지 못한 말들을 실어 나르는 가장 고독한 전령이라는 사실.
그 짧은 비행의 시간 동안 우리는 몇 번이고 무너졌던 어제의 나를 복기하고,
다시는 오지 않을 단 한 번의 기회를 향해 온 신경을 곤두세우기도 합니다.
||
림의 그물이 '촤악' 하고 뒤집히는 소리.
그 청량한 파찰음은 갈증 난 영혼에 들이붓는 차가운 얼음물 같아서, 발등을 타고 흐르는 피로감조차 순식간에 휘발시켜 버립니다.
승패가 갈린 뒤의 텅 빈 체육관,
꺼진 조명 아래 홀로 남은 골대를 바라보며 우리는 깨닫습니다.
우리가 사랑한 것은 찬란한 스포트라이트가 아니라,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수천 번 반복했던 그 지루하고도 고결한 투쟁의 시간이었다는 사실을.
무릎에 맺힌 멍 자국은 훈장처럼 단단해지고,
거칠어진 숨을 고르며 코트를 나설 때 등 뒤로 길게 늘어지는 그림자.
비록 오늘의 경기는 끝이 났을지라도,
내일 아침이면 다시 코트의 적막을 깨우러 올 우리들의 발소리가 벌써부터 귓가에 쟁쟁하겠죠.
|||
스스로의 한계를 돌파하는 그 뜨거운 궤적을 끝까지 믿어보자.
https://curious.quizby.me/A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