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R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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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13 19:29조회 43댓글 2@UX2mau
한 병원, 쓸쓸한 표정의 의사가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그는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그의 눈에서 묽은 무언가가 떨어진다.
그 물은 고귀한 생명을 떠나보냄에 대한 작은 보답이다.

*

전 지금 의사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요.
의사 선생님, 저 진짜 착하게 살아왔어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었고 친절했어요.
잘 살아왔는데, 왜 이리 공허함이 느껴질까요?
올해 정말 착하게 잘 살았는데
저 정말 잘 지내왔어요, 근데 점점 힘들어지네요
성실하게 잘 살았는데, 그 보답이 뭔가요?
아, 보답을 바라고 행동하진 않았어요.
그렇지만, 착하게 살아온 저에게 왜 힘듬을 주시는거죠.

의사 선생님, 저에게 왜 힘드냐고 물어보셨어요?
괜찮아요 전. 아니에요, 다 괜찮아요
그냥 오늘 제가 왜 이 자리에 앉아있는지 모르겠어요.

그래서요 의사 선생님. 저 정상인가요, 아닌가요?
제가 다른 환자들보다 더 미친 사람인가요?
의사 선생님 제가 모든걸 다 잘 해왔지 않냐고요?
맞아요, 전 항상 모든 걸 잘해왔었죠.
그래서 보답은 어디 있죠, 의사선생님? 참을 수가 없어요.
왜냐면 저 잘 살아왔거든요, 뼈 빠지게 열심히 살았고요.

저 창문을 바라보니 한 꽃잎이 날리고 있네요.
저 꽃잎이 떨어지면 제 인생도 끝날까요?
전 아직 제 인생이라는 책에 절반도 쓰지 못했는데 왜 벌써 마침표를 찍어야 하죠?
아, 시간이 다 됐다고요? 네 저도 시간이 다 됐다는 건 알아요.
그런데도 슬픈 생각이 저를 휘감싸고 어둠이 절 놓아주지 않는다면 어떡하죠?
저 진짜 안녕이라는 말 하기 싫어요.
이게 제 마지막이라고요?
제가 이렇게 떠나야 한다고요?
선생님, 제가 왜 이렇게 공허한지 진단을 좀 내려주세요.
항상 저에게 해결책을 주셨잖아요.
제가 어떻게 해야 할지 알려주세요, 꼭 따른다고 약속할게요.

제가 아무리 여기서 제 인생이 어떠했고,
제가 한 행동들이 다 헛된 희망이였다고 말씀을 드려도, 곧 불평 같으시겠죠.
그래서 더욱 전 가고 싶지 않아요.
선생님도 가지 마요. 그냥 우리 영원히 여기 있어요.
전 분명히 기억해요. 선생님, 나아졌다면서요, 왜 나아졌다는 느낌이 안 들까요?

세상은 항상 특별하고 또 어떻게 보면 아름답게 돌아가요.
그런데 적어도 저에겐 세상은 너무 각박했어요.
왜 아름다운 모습을 하나도 보여주지 않은 걸까요.
세상이 저에게

그래서 마지막 대답을 해주세요.
선생님, 제가 앞으로도 착해야 하나요?
아, 저에겐 앞으로가 없겠죠.
그래도 하나만 물어볼게요.

올해에도 열심히 살아야 되는 건가요?

삐 — 삐 —— 삐 —— 삐.

*

이렇게 또 하나의 생명이
세상에서 멀어져 막을 내렸다.
인간은 모든일에 보답을 다 받을 순 없다.
그렇지만 우린 한없이 나약한 인간이기에 일단 열심히 살고 보는 것이다.
그 결과가 어떻든지,
우린 열심히 살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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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2mau
@유마유

🎵 karma - AJR

🗒️ 익큐에서 제가 노래로 소설을 썼으면 좋겠다고 해주신 익분이 있으셔서 한번 써봤습니다☺️ 보자마자 제 최애 노래로 써야겠다 생각이 딱 들더라고요!
진짜 정말 정말 노래가 좋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들도 결과가 어떠하든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아봐요 :)

🤍다음 작품 주제 추천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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