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었다. 그해 여름은 유독 덥고 습했다.
체온이 식어갔다. 흙 위, 진득하게 쏟아낸 붉은 혈액이 스며 비릿한 냄새를 풍겼다. 나는 떨고 있는 작은 등을 어루만졌다. 울지 않아 주길 바랐다.
내 안에 얼마 남지 않은 사랑으로 입꼬리를 올려 보았다. 찬란한 햇빛과 시끄러운 매미 소리 모두 애틋한 나와의 사별에 녹아들었다.
저기 있잖아, 이대로 여름이 썩어버리기 전에 말이야
비어버린 여름은 끝을 보일 생각을 하지 않으니
내가 일찍 죽어버려서 다행인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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