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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델바이스가 시들었다.
햇빛에 드리워진 꽃들의 눈물.
눈에 담긴 그녀의 이름 석자에 통곡한다.
그림자에 피어난 그녀의 동백꽃.
눈물에 젖은 입맞춤으로 화답한다.
화려한 꽃들 사이로 움튼 액자 속 그녀의 얼굴은 애수의 그림자로 가려졌다.
머리속의 검은 튤립은 끝내 그녀의 손 끝에 닿았다.
아리따운 22살의 나이로 땅 속 깊이 숨어버렸다.
회색 돌 비석 위에 쓰여진 그녀의 이름.
잔디 위에 올려진 국화꽃.
그리워해도 돌아오질 못할 그녀.
에델바이스로 묶인 상처와 눈밭의 천사는 언덕에서 잠에 든다.
그래, 이제 떠나보내줘야지.
서로 얼굴 찌푸리며 싸운 순간도,
붉은 손깍지끼고 어깨에 기댄 순간도,
포근한 두 입술 서로에게 스며든 순간도.
흑색 튤립과 국화꽃도 가슴 속에 품어둬야지.
다시 꺼내보질 못할 추억을 푸릇한 잔디에 남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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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다지 (saudade[포르투갈어])
: 극단적인 상실과 그리움 속에서 발생하는 내면의 정서.
이미 지나가 버렸거나 결코 되돌릴 수 없는 대상 앞에서 인간이 느끼는 체념과 열망, 슬픔과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긴장과 모순적 감정을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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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aches 큐리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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