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 나 혼자는 어쩔 수 없는 이별이었음을, [약약약약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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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29 19:42조회 15댓글 1초원
시원하다 못해 차가워져버린 스치는 계절의 공기가 겨울로 넘어가고 있음을 친히 몸소 느끼게 해주었다. 이러한 추위마저 새 출발에 대한 설렘이 이겨버리는 날이었다. 설렘으로 인해 한층 따뜻해진 몸이지만 그의 체온이 나를 더 온기있게 만들어 주었다. 마음도 몸도 따뜻한 겨울이었다.

나는 그동안 혼자서는 무엇이든 하지 않으려고 애썼지만 그가 내 성격을 180° 바꿔두었다. 난 점점 자립적으로 변하게 되었고 그와 함께 첫 독립 생활을 하기로 결정했다. 두렵지만 그에게 의지하면 편안했다.

새로운 집은 수도권 빌라의 단칸방이었다. 보일러도 잘 안 따뜻해졌지만 우리의 청춘은 이를 이겨냈다. 이삿날엔 짜장면이라며 짜장면을 시켰지만 짜장면 집에서 배송을 잘못 해 메뉴 선택을 본인이 잘못했다며 미안해하던 어린애 같지만 진심 어렸던 그의 모습은 허기짐도 이길 만큼 좋았다.

어찌저찌 저녁을 먹고 우리는 바닥에 전기장판을 깔고 누웠다. 비록 완성되지 않은 환경이지만 서로의 체온을 나누니 뜨거웠다. 그렇게 마냥 좋기만 했던 첫날 밤이 지나갔다.

다음 날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여운이 되어버린 새 출발에 대한 설렘을 안고 첫 아침을 맞았다. 옆 자리가 비어있었비만 화장실에 갔겠거니, 누워서 인스타그램을 하고 있었다.

20분이 지나도, 30분이 지나도 나오지 않아 화장실 문을 두드리고 들어가보았다. 아무도 없었다. 남은 것은 적막 뿐이었다. 가슴이 미칠듯이 쿵쾅거렸다. 지금 보니 현관에 신발이 내 신발 한 켤레 밖에 없었다. 놀란 마음을 붙잡고 그에게 전화를 했다.

— 이 번호는 없는 전화번호입니다. 다시 전화해주세요.

어디로 갔는지도 모르고 답답한 마음에 놀랐지만 참고 있던 울음이 터져나왔다. 아무도 막을 수 없는 울음이었다. 미칠듯이 고장난 수도꼭지 마냥 대책 없이, 하염 없이 울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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