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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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07 11:10조회 19댓글 0812 55120 88121
세월의 먼지

우리가 헤어지고 벌써 시간이 이렇게나 흘렀네.
정확히 얼마나 지났는지는 이제 중요하지도 않지.
다만 어느새 너도, 나도 서로 잊혀져갈 때 쯤이었겠지.

그냥 오랜만에 서랍을 정리하다가 오래된 카메라를 봤어.
내 방 창문을 열어놨었데 갑자기 찬 바람이 스치더라?
그 바람 때문에 눈이 시려서인지,
카메라를 보고 너가 생각난 건진 모르겠지만
갑자기 눈물이 나더라.

내가 너랑 같이 쓰던 거, 너가 나한테 사줬던 거.
한때는 손에 쥐는 것만으로도 설렜던 물건인데,
지금은 표면에 세월의 먼지가 뽀얗게 내려앉아 있어.

문득 너는 이 카메라를 아직 기억할까 생각해본다.
아마 그렇지 않겠지.
그래도 괜히 한 번쯤은,
너도 나처럼 아무 이유 없이 떠올린 적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곤 해.

특별한 사건이 있어서가 아니야.
잘 지내다 보면,
어느 날 갑자기 비슷한 장면을 마주쳤을 뿐이지.
그것만으로도 너가 너무 쉽게 떠올라.

사진 속 우리는 여전히 웃고 있다.
그 웃음이 진짜였다는 사실만은
시간이 지나도 부정할 수 없겠지?

카메라를 다시 내려놓았어.
너와 내가 쓰던 카메라에도 세월의 먼지가 쌓였네.
그리고 우리도 역시 세월에 먼지가 쌓였고,
가장 빛나던 시절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이 되어 있었다.

2026.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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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너가 너무 보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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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curious.quizby.me/you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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