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의 끝은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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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12 07:15조회 58댓글 3Y
너는 습관처럼 끝이 없는 사랑을 이야기했다. 언제나처럼.

”영원할 우리 사랑에 끝이 없었으면 좋겠어.“

너는 그렇게 속삭였고, 나는 알겠다는 대답을 남겼다. 그것이 우리의 전부였고, 우리를 이끄는 원동력이 되었으니.

”사랑해, 영원히.“
”나도.“

우리는 같은 말들을 나눴다. 그게 몇번인지는 몰랐다. 세어보지 않은 횟수를 기억할 리 없었고, 함께 있는 순간이 더 소중했기에. 이것이 전부였고 행복했기에.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웠던 우리의 곁은 빛이 따른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전부 허황된 욕심이었나, 끝없는 사랑의 최후였을까.

”우리 약속… 잊지 않았지?“

불의의 사고로, 너는 저 하얀 침대에 누워있었고. 내가 들었던 네 마지막 유언은 그것이었다. 더 이상 네가 숨쉬고 있지 않다는 것을 직감하는 소리가 내 귀를 스쳤고, 나는 그것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 당시의 나는 아무것도 없는 사람 같았다.

그 후로 꽤나 시간이 흘렀다. 그럼에도 나는 너를 잊지 못했다. 약속을 기억해달라던 네 마지막 말이 너무나도 깊이 박혀 빼낼 수 없는 가시가 되어버렸고, 그것은 온전히 내 마음에 머물렀으니.

약속을 지켜야만 한다던 강박은 나를 더욱 나락으로 떨어뜨렸고, 내 머릿속엔 너와 함께 했던 추억들만이 반복적으로 재생되었다. 눈을 감으면 그 기억들이 생생히 떠올랐고, 귀를 막으면 네가 사랑을 속삭이고 있었으니. 네가 말한 끝없는 사랑은 네가 없어지고 나서도 영원히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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