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속삭여볼래요 ♥︎+1

설정
2026-09-14 18:57•조회 29•댓글 0•D
우리 학교, 연꽃중학교는 고백데이 행사로 유명한 학교이다. 매년 9월 17일, 고백데이에는 키스부스와 각종 푸드트럭이 학교 정문과 운동장을 가득 메운다. 아이들의 소란스런 발걸음과 고백해 실패한 울음소리로 우리 학교의 넓은 공간은 채워져간다. 나는 그 소란 속에서 조용히 앉아있다. 이어폰을 낀 채, 창밖을 무관심한 표정으로 내려다보며.
"올해는 또 무슨 지랄이야."
나는 3학년, 연애에는 눈곱만큼도 관심이 없는 남학생이다. 벌써 관심사를 이성과 아름다운 사랑....(현실은 다르지만 그래도 어쨌든.)으로 돌리기에는 어려운 나이가 되어있었다. 그렇게 하고 싶었으면 진작에 초등학교 졸업 전에 사춘기가 오고 고백을 해봤어야 하는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무튼 그렇게 따분한 고백데이 행사 3시간이 지나고 나면 또 그해의 공식 커플들이 꽁냥거리는 모습을 봐야 한다.
우웩, 헛구역질을 하며 내 옆자리를 보았다. 내 옆자리는 서유나라는 여자아이. 키는 뭐 그냥 평범한 여자애들 정도인데 인기는 왜 그렇게 많은 건지 모르겠다. 얼굴이야 조금 예쁘긴 하지만 내 취향은 아니다. 동그란 강아지상에 하얀 피부, 장밋빛 뺨. 햇살을 받아서 반짝이는... 아, 좋아하는 것도 아닌데 너무 길게 서술한 모양이다. 그러니까 말한대로 생겼다. 이런 날마다 고백은 적어도 10번씩 받는 것 같다.
물론 그 아이는 연애를 한 적이 없다. 받는 족족 정중하게 사양했으니까. 덕분에 고백데이든 아니든 내 옆자리는 고백으로 긴장한 목소리와 정중한 사양으로 시끌시끌했다. 가끔 멘탈이 약한 남자애는 중3이나 되어서 고백 하나 차였다고 울기까지 했다. 그러면 나는 곁눈질로 여자아이를 흘끗 봤다.
'이 애가 뭐 그렇게 좋다고 울기까지야.'
설레본 적도, 짝사랑을 해본 적도 없는 나는 그때 그저 졸리울 뿐이었다. 그 누구도 나처럼 밋밋하고 재미없는 일명 노잼인간이 그 여자아이에게 따뜻하고 푸르른 청춘만화 속에나 나올 법한 감정을 품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을 테니까.

https://짝사랑엔딩♥︎.qaa.kr
댓글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