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빠르게 찾아온 겨울이,
나에게는 어쩐지 조금 무서운 어둠으로 돌아온 건 내 탓일까.
고요히 잠든 겨울을 억지로 깨워버린 건,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후회스러운 일이었다.
겨울이 찾아온 이곳은 모든 것이 단단히 얼어붙었다.
그날의 겨울, 그날의 공기, 그날의 침묵 —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내 동생이 잠들던 날, 나는 그날의 기억을 지우고 싶었지만
기억은 지워지지 않았다.
모든 것이 얼어붙었다.
그날의 겨울처럼,
그날의 동생처럼 —
모두 함께 잠들어버리길 바랐는데.
아, 겨울아.
제발 다시는 오지 말아줘.
이젠 눈물로 동생을 떠올리고 싶지 않았지만,
이 계절, 이 온도, 이 풍경이
끝내 나의 마음을 다시 무너뜨리고 말았다.
꾹 참아왔던 마음은 결국 또다시 슬픔에 잠겼고,
어딘가 하늘 위에서 내 동생도
나를 바라보며 울고 있겠지.
눈물만 흐르는 지금,
내게 남은 생각은 오직 너 하나뿐이야.
그래서 오늘도 나는,
이 겨울을 원망한다.
그대는 떠나고, 겨울은 온다.
점점 사라져가는 가을 속에서
나는 다가오는 겨울을 밀어내려 애쓴다.
그날의 기온, 그날의 바람,
내 동생이 하늘로 떠난 그 날 —
오늘도 그 날이 되어버렸구나.
“눈싸움 하자, 언니.”
“응, 그러자.”
끼익—
그렇게 내 동생은,
“언니… 살려줘. 무서워… 나 죽는 거야? 언니, 너무 추워…”
떠났다.
“…난 겨울 싫어, 언니.”
그래서 나는 오늘도
겨울을 원망한다.
잘 가, 내 동생 00아.
하늘에서 고이 잠들길 바란다.
정말 미안해.
언니는 너 없인 안 될 것 같아.
지금도 너무 힘들고,
겨울이 다시 오는 게 무서워.
사실은…
너무 보고 싶어.
— 사랑하는 언니가.
눈 _ 눈 1일 1 단편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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