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접기

2026-09-24 23:42•조회 55•댓글 1•오느레
얇은 종이 한 장을 가져와
형형색색 가지런한 색연필을 대고
천천히, 그리고 꽉차도록
그림을 그려본다

아직 빈 공간이 남았는데
세상은 종이를 접어버렸다

등 떠미는 손길을 뒤로하고
그림을 완성하려고 했지만
세상은 세상이었다

결국 종이는 접히고 접혀
더 이상 접히지 않을 때쯤
드디어 다시 펼칠 기회가 생겼다

한 번, 또 한 번
꾹꾹 눌린 종이를 펼쳐보니
거울에 비친 나와 종이가 똑같았다

비록 세월의 흔적은 지우지 못하겠지만
나는 여전히 그림을 완성하지 못했다

세월이 무슨 상관이 있겠나
그림은 그림이고 세상은 세상이지

그림을 완성할 때면
죽음의 문턱이 날 기다렸단 걸 깨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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ଳ 작가의 말 ଳ
큐리어스에 예쁜 말이 담겨 있어서 답장을 적다 문득 떠오른 생각에 후다닥 적은 시입니다. 즐거운 감상과 함께 행복한 추석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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