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16 07:58•조회 76•댓글 12•공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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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던 첫 수학여행 날이다.
우리는 모두 한껏 들떠있었다.
원인 모를 이유로 배가 몇 시간씩이나 지연되었지만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친구들과 여행을 간다는 것.
그것에 모두가 들떠있었기에.
드디어 배가 출항한다.
배를 타고 13시간을 또 가야 하지만 그래도 좋았다.
그렇게 배를 타고 간 지 얼마 되지 않아 갑자기 배가 기울었단 것을 깨달았다.
그때는 그냥 파도 때문에 잠깐 기울었구나, 하고 말았다.
그리고 또 얼마나 지났을까.
배는 점점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기울었고 이젠 우리 모두가 사태의 심각성을 느꼈다.
그 때, 누군가가 날 잡아끌었다.
-빨리 이거 잡아!
저 밑에서 불안과 공포가 가득한 내 친구의 눈이 보였지만 그걸 확인할 겨를이 없었다.
난 그 애의 손을 잡고 갑판 위로 올라갔고
그곳엔 끔찍한 광경이 펼쳐졌다.
배는 완전히 기울어 절반 이상이 잠겼고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즐거운 수학여행이 끔찍한 참사로 변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구조보트와 구조헬기들이 날 태우고 갔다.
이 모든 일은 순식간에 일어났다.
내 친구는.. 그 애는 그곳에서 살아돌아오지 못했다.
어딘가의 하늘에서 잘 지내고 있겠지.
그렇게 우리는 힘든 고등학교생활과 대학교생활을 마치고 이젠 이십대 후반 청년이되었다.
완벽하진 않아도,
즐겁진 않아도
우린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방법대로 살아가고 또,
친구들을 추억하며 살고있다.
그것이 남아있는 사람들과 희생된 내 친구를 포함한 사람들을 위한 것이니.
2014.04.16 세월호 참사 11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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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16 세월호 참사 11주기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아 그냥 많은 사람들이 죽었구나, 하고 지나쳤는데 얼마 전에 책을 한 권 읽었어요.
'바람이 되어 살아낼게' 라는 책이었는데 그 책을 읽고 많은 걸 느꼈어요. 세월호 생존자가 적은 다짐?이 들어 있는 책인데 그 당시에 상황과 그 이후의 상황이 정말 다.. 써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 새로운 것을 많이 느꼈고 되게 느낌이 다르더라고요..
그래서 한번 소설 적어 봤습니다.
그날 참사로 인해 소중한 사람을 잃으신 분들의 감정을 제가 감히 헤아릴 순 없겠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길 바랍니다.
그날 참사로 희생된 모든 분들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부디 그곳에서는 편히 쉬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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