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기 위한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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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00:23조회 28댓글 0물초
물망초는

“잊지 말아줘”라는 말을

꽃으로 남긴 존재라고 들었어.

화려하지도, 큰 소리를 내지도 않는데

바람이 스칠 때마다

괜히 한 번 더 돌아보게 되는 이유는

아마도 그 조용한 다짐 때문이겠지.

사라져도 괜찮으니

기억 속에서만은 남아달라는,

아주 작은 부탁.

누군가의 마음 한켠에

이름 없이 피어 있다가

계절이 바뀌면 말없이 지는 꽃.

그래도 잊히는 법은 배우지 못해서

끝내 물망초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의 입에 남았나 봐.

그러니 혹시라도

나를 떠올리게 되는 날이 온다면

아무 말 하지 않아도 괜찮아.

다만 한 번쯤,

아주 잠깐이라도

잊지 않았다는 것만으로

나는 충분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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