惡女轉變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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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31 23:05조회 59댓글 1아련
주변이 꽤나 소란스러웠다. 조심스레 눈을 떠보니 주변은 온통 처음 보는 아이들로 득실댔고, 하나같이 하얀색 소복 차림이었다. 내가 끔찍이 싫어했던 ' 그들 ' 의 옷차림과 동일한 옷에 나는 저절로 눈살을 찌푸렸다. 너무 시끌벅적한 나머지 밖의 소음은 전혀 들리지 않았다. 아침 매미들이 지껄이는 소리마저도.

– 안녕!

얼굴도, 이름도, 나이도 모르는 낯선 남자애. 그 아이가 지금 내게 말을 걸어오고 있다. ' 그들 ' 은 여자에게 남자는 절대 벗어날 수 없는 독이라 칭했다. 하지만, 지금 내가 그들에게서 독립한 이상 더이상 남자는 내게 독이 아니었다.

– 아, 그래... 안녕.

그렇지만 역시 귀찮았다.

– 이번에 새로 들어온거야? 이름이 뭐야? 나이는?

진짜 시끄러운 애다. 내가 딱 싫어하는 부류. 관심 좀 주면 들러붙고, 안 주면 지 혼자 상처받고 나가 떨어지는. 아주 한심한 부류다.

– 아델린 세레나.

알려주면 무시당할까, 싶어 나이는 일부러 알려주지 않았건만. 그 애는 활짝 웃으며 답했다.

– 안녕, 아델린! 나는 시온 아더. 10살이야!

재수없게도 동갑이었다. 나이를 말하지 않은 것이 무색해질 만큼이나.

– 그래, 그래. 안녕.

귀찮은 것들은 치우고,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있었다. 이미 내 눈 앞으로 보이는 풍경으로 보아 여긴 당연히 고아원. 하지만, 그럼 나를 누가 데려왔는가? 희미한 기억 끝에 어떤 여자의 목소리가 들리긴 했는데, 과연 그 여자가 살려준걸까? 내게 이상한 짓이라도 했으면? 내 뒷조사라도 하고 있으면 어쩌지. 그 생각까지 영향이 미치자, 나는 조금씩 불안에 떨기 시작했다.

– 시온! 아까 이 자리에 누워 있었던... 어머! 얘! 괜찮니?

그렇게 고뇌에 빠지고 있던 찰나. 어떤 여자가 내게 와 말을 걸었다. 빼빼 마른 몸에, 두 붉게 서린 뺨엔 수북한 주끈깨. 하나로 땋은 갈발 머릿켤까지. 지나가던 말의 뒷발굽이 봐도 고아원 교사였다.

– 아, 네... 자고 일어나니 괜찮아졌어요.

이런, 이 여자도 말이 많군. 여긴 온통 말 많은 사람들 뿐인가? 그렇다면 정말 질색인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여자를 올려다 보았다. 밑에서 보니 더욱 못생긴 얼굴이었다.

– 다행이네... 이름이 뭐니?

그러자 옆에서 지켜보던 시온이 갑자기 끼어들어 말했다.

– 아델린 세레나! 아델린이에요!

나를 바라보는 여자의 얼굴에 나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여자는 활발히 웃으며 내 손을 잡곤 말했다.

– 나는 유셀리드 오리히드야. 그냥 간단히 유셀이라 불러.

참, 어림도 없지. 감히 내게 정을 붙이게 만드려고? 나는 평생 저 여자를 여자라 부를 것이다. 인간에게 쓸데없는 정분은 해롭다고 ' 그들 ' 에게 배웠으니까.

– 네, 알겠어요.

여자는 싱긋 웃어보이곤 방을 나갔고, 시온은 내 손을 잡고 방 밖으로 나갈 채비를 했다.

– 얼른 나가자! 아침 시간이야!

*

아침 시간이랄것도 없어 보이는 낡고 허름한 고아원. 심지어 부르는 이름조차도 없는 이 고아원은 시온의 말에 의하면 20년은 족히 됐을 것이라 했다. (사실은 그런 소문을 들었다고 했다.) 메뉴는 부실하기 짝이 없는 잼도 없는 식빵 조각에 조그마한 요구르트 한 병. 내가 제물이었을 때도 이것보단 잘 대해줬던 것 같은데.

– 이게 아침이라고? 그럼 점심 시간은 언젠데?

그러자 시온은 별일 아니라는듯 말했다.

– 점심은 없어. 배고프면 알아서 먹어야 하고, 저녁은 모닝빵 하나와 오렌지. 물도 알아서 받아 마셔야 해.

이런 미친. 이런 부서지기 짝이 없는 고아원이 다 있나. 나는 나오려는 욕들에 입을 조금 틀어막으며 시온에게 물었다.

– 너는 친구 없어? 나 오늘 처음 온 낯선 사람인데, 이렇게 나와 같이 밥을 먹어도 되는거야? 내가 네 밥에 독을 탔을지 어떻게 알아. 너는 일말의 의심도 없지?

내 말에 시온은 웃음이 터져서는 식사도 중단한 채 배꼽을 잡고 굴렀다.

– 풉—! 뭐라고? 독? 에이, 아델린. 너 너무 신문을 많이 봤네... 이곳에선 독도 사치품이야. 독은 커녕 물도 사 마실 돈이 없는데 독은 무슨. 얼른 아침부터 먹어. 지금 다 못 먹고 아침 식사 시간 지나면 바로 다 버려지거든.

이곳은 도대체 뭐하는 곳일까. 내 감각은 이 고아원이 일반적인 고아원은 절대 아님을 직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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