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겨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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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05 15:49조회 77댓글 5Y
새하얀 눈송이들이 세상을 가득 덮었고,
그것들이 한데 모여 찬란한 조화를 이루던 겨울이
어느새 우리 옆에 다다랐다.

어느 순간에는 겨울이 온 것을 마치 일깨우는 듯,
바람마저 매섭게 다가 와
그 차갑고도 시린 것이 내 몸의 살갗을 덮쳤지만,

“뭐야, 추운데 들어가있지.”
“너 빨리 보려고.”

네 곁에서는 그 추위도 제 것을 가누지 못하다가
결국 녹아버리는 것을 보게 돼.

너라는 따뜻한 등불에 다가가
등을 맡기면,
다가온 이 추위 따위 두렵지 않아서.

우리가 겨울을 함께 보내는 방식은 흔하지만 좋았다.
눈들을 한데 뭉쳐서 서로에게 맞춘다던가,
또는 함께 떨어지는 그 눈송이들을 맞거나.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겨울나기 방법이지만,
서로이기에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었다.

“꼭 영원한 겨울을 보내자.”
“겨울이 영원하면 안 되는데? 평생 추울 순 없잖아.”
“너라는 온기가 있으니까.”

바깥에서 쉬어갈 때,
우리는 영원을 속삭였다.

몇번이고 함께 보낸다 해도 이 좋을 겨울을
떠나보내고 싶지 않다는 마음을 담아,

눈들이 세상을 덮어 우리가 뛰어놀던
이 날들은 잊을 수 없을 것이라는 확신을 담아.

모든 것이 새하얗게 빛나 아름다울 그날에,
우리는 서로를 보고 있었다.

서로의 등불로서 온기를 전하고,
그 추위마저 이겨낼 수 있었던 나날들은
그 매서운 바람까지도 더 이상 두렵지 않았으니.

“또 이렇게 놀면 좋겠다.”
“놀면 되지. 다음 겨울에도, 다다음 겨울에도.”

다음 겨울엔 어떻게 놀까 궁상도 떨어보며
실컷 웃어 즐거움이 충만하니
이보다 좋은 기쁨이 있을까.

| 겨울의 추위도 두렵지 않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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