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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연과 도서화가 만난 지는 올해로 어느덧 7년이 지났다.
겨울에 방황하던 도서화는 살기에 급급해서
필연에 따라 마주친 도시의 중심에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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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연이······.
아
빙글
빙글빙글빙글
빙글빙글빙글빙글빙글빙글빙글빙
14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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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과부하¿
존재하지 않는 기억입니다.
겨울 리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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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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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연을 만난 순간부터
이 넓은 겨울에서 완벽히 고립되지 않았으니
우연을 만날 필연이었을까.
이 넓은 겨울에서
거세게 내리는 눈 사이로
눈동자를 마주친 순간
도서화는 알았다.
당신이
당신이 만개하는 목련이 될 거구나.
당신의 타액에서는 목련 향이 날까요.
.
.
.
ー 나랑 같이 가지 않을래요?
도서화가 선우연에게 처음으로 내뱉은 말이었다.
어쩌면 세계가 썩어버리기 직전이니
혼자 생존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우니까.
아리따운 만남은 아니었지만서도
도서화와 선우연은 이 겨울에서 필연적으로 존재해야 했다.
이 넓은 도시에서 만난 우연은 필연.
이 필연에도 범인이 있습니까?
이 겨울의 범인은 도대체 누굽니까.
눈이 내려 축축해진 운동화.
범■은 ■■■, 이 ■울의 ■인은 ■■이■.
이 겨울은 필연적인 일이었나요?
선우연은 이 겨울의 범인을 알고 있습니다.
ー
그날을 기점으로 상시 둘 사이에 머무는 정적이 꽤 우스꽝스러웠다.
안 그래도 조용한 세계는
이 도시에 겨울과 목련뿐이라는 사실을
오래도록 뚜렷이 보여주고 있었기에
우연이라던가 필연이라던가 운명 같은
허상에 빠지기 십상이었다.
우연에 버둥대다 필연에 닿았다.
그러니까 도서화는
아 우연은 실존하는구나ー 하고 믿는 것뿐이었다.
도서화의 눈앞에는
우연의 눈동자
우연의 뺨
우연의 입술
우연···.
우연······.
우연은 너무 멀쩡히 존재했다.
길게 뻗은 도서화의 손끝에는 언제나 선우연이.
시린 눈이 현실 감각을 일깨우기에는
이미 도시가 얼어붙은 뒤였다.
ー
도서화는 혼자였다.
처음을 기억하지 못한 채로
어느새 이 도시에는 도서화만이 남아있었다.
도서화 기억의 시작부터
그렇게 우연을 마주치기를 계속 기다려 왔을지도 몰라.
고독함?
어쩌면 또 외로움.
마지막 목련의 개화가
수백만 년 전인지 수천만 년 전인지
아무도 알지 못하고
겨울에 목련이 개화하는 우연은 없을까
한참을 생각했지만
필연적으로 겨울은 시린 계절이었기에
그 누구도 겨울을 사랑하지 못했다.
그러니까 겨울에 목련은 개화할 수 없다는 거죠?
여전히 죽음은 가깝고 이 도시에 구원은 없다.
.
.
.
작고 낡은 주택.
볼품없는 도시에 놓인 볼품없는 집이었다.
콘크리트에 스민 선우연의 냄새.
그 냄새는 겨울과 꽤 거리가 있어 보였다.
도서하의 머리에 울린 목련이
절대적인 겨울을 알리고
이제 막 개화한 목련의 향을 들이키기라도 하면
그 누구도 매료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사로잡힌 겨울은 목련만을 바라보다···.
영하로 떨어지는 기온에
선우연은 여전히
이 겨울의 끝을 보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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