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졸립다.

― 아이고오.. 오늘도 시작해 볼까!

나는 하루가 끝날 때쯤 해야 할 게 있다.
추억 조각들을 모아, 예쁜 꽃으로 만드는 거다.
투명 가방을 두르고, 챙 있는 모자를 쓴다.

― 출발!

힘들지만,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일부로 밝게 웃고, 힘주어 얘기한다.
그럼 좀 낫다.

마을을 한 바퀴 돌며 그날 그날에 어울리는 노래를 부른다.
그럼 숨어있던 기억 조각들이 투명 가방에 들어간다.

― 잠 못드는 밤, 나 달빛 보며. Maybe I’m 별난···

― 스르륵-

기억 조각이 내 주위를 빙글-빙글 돌다 가방으로 스르르 흘러 들어간다.

마을을 돌며 기억 조각들을 모으다, 중간 중간 벤치에 앉아 노을을 즐긴다.
바쁜 하루를 보내고 보는 노을은, 언제나 아름답다.

마을의 기억 조각들을 다 모으고는 집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예쁜 유리 그릇에 기억 조각들을 붓는다.
귀여운 유리 잔도 주변에 두어야 한다.
유리 그릇에 있는 기억 조각들을, 종류별로 분류하여 유리 잔에 넣는다.

― 흐으음~ 얘는 분한 기억, 얘는 질투난 기억. 오늘은 행복한 기억은 없나?

― 아, 찾았다! 아이구 예뻐라.

나는 행복한 기억이 제일 좋다.
내가 좋아하는 노란색이기 때문이다.

다 분류하고, 유리 잔에 따뜻한 물을 붓는다.
그럼 유리 조각이 물에 스르르 녹아든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시간!
마당으로 나와, 내 찻잔에 여러 유리 조각들을 섞어 붓는다. 조금 젓다 보면 예쁜 노을색이 나온다. 이건 그때 그때 다른데, 그날 내가 본 노을의 색이기 때문이다.

― 우아, 예쁘다아!

― 아아 그래. 이러고 있을게 아니지!

차가 식고 나면 노을 색도 사라지기에, 얼른 마셔야한다.

하지만!
노을차를 마시기 전에 한 가지 더 할게 있다.
아까 그 기억 조각을 녹인 따뜻한 물들을 마당에 부어주는 거다.
고르게, 아주 고르게 부어주어야 한다.
그리고 노을차를 한 모금 마시면, 그 자리에서 기억에 따라 다른 각양각색의 꽃들이 피어난다.

― 와아.. 엇! 저건 처음보는 꽃이네? 흐흠, 예쁘다.

다시 노을차를 마신다.
기억 꽃들을 보며 마시는 노을차는 이 세상에서 제일이다.

노을차를 다 마시고 나면, 꽃들이 가루가 되어 하늘로 날아간다.
그리고 오늘 내가 마을을 돌며 불렀던 노래를 여리게, 아주 작게 바람에 흔들리며 불러주고 난 뒤 바람에 휩쓸려 흩어진다.


‘기억 꽃 수집자’인 이런 나의 하루를 아무도 모른다.
아, 옆 마을의 ‘기억 꽃 수집자’는 알지도.

이제 자야한다. 내일도 기억꽃을 보기 위해서는.

― 흐아아암.. 오늘도 잘 살았다, 백지여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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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읽었던 동화책과, 이무진님의 에피소드를 살짝 합쳐보았어요!

그 동화책 제목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그 책에서는 감정을 모았던 걸로 기억해요.

글 속 긍정적인 주인공, 지연이처럼 우리도 매일 힘 내봐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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