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얗고 뽀얀 눈을 밟는 소리가 났다. 영하 25도. 거의 죽을 것 같다. 이렇게 추운 날씨에 또 누가 있을까. 손이 덜덜 떨렸다. 뭐, 그럴만 했다. 핫팩도, 장갑도 없었으니까.
"후."
입김을 불었다. 입에서 김이 나왔다. 당연하다. 문득 생각에 잠겨있을 때, 한 촉감이 느껴졌다.
"저기."
뒤를 돌아봤다. 내 또래의 어느 남자아이가 나를 보고 있었다.
"혹시 이렇게 생긴 강아지 보셨나요."
그 아이가 내게 실종 포스터를 보여주며 물었다. 정확히 묻는게 아닌가? 뭐 어쨋든. 이렇게 추운 날씨에 강아지를 찾는 사람을 다보네. 그냥 실종 포스터만 붙여놓고 전화만 기다리면 되지, 괜히 의문이 들었다.
"아뇨."
건성으로 대답했다. 본 적 진짜로 없는데. 더구나다 이런 추운 날씨에. 확신할 수 없지만 이 정도면 이미 강아지도 목숨을 잃지 않았을까.
그 아이는 나를 서서 정면 바라보았다. 그 때 알았다. 그 아이는 정말 초롱초롱한 눈매를 가지고 있었다는걸. 내가 그 아이를 멍하게 바라보고 있을 때, 그는 정확히 내 반대 방향으로 뛰어갔다. 아무래도 다른 사람을 찾는 듯 했다. 괜히 헛웃음이 나왔다. 이런 추운 날씨엔 나와 너밖에 없을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