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28 20:43•조회 41•댓글 6•한지우
#3 침묵의 증언
-By 한지우
이 형사는 새벽 공기를 가르며 수도권 외곽에 위치한 오래된 창고로 향했다.
강도윤의 마지막 위치 정보는 이곳이었다.
녹슨 철문을 밀고 들어서자, 음산한 침묵이 그의 폐부를 에워쌌다.
좁은 통로 끝, 형광등 하나가 깜빡이며 공간을 반쯤 비추었다.
바닥에는 누군가의 발자국과 함께, 깨진 핸드폰 조각이 흩어져 있었다.
이 형사는 장갑을 낀 손끝으로 조심스럽게 화면 부위를 집어 들었다.
“진실은 빛보다 느리게 도착한다.”
두 번째 메모의 문구가 뇌리를 스치자, 휴대폰 케이스 안쪽에 숨겨진 녹음기가 눈에 들어왔다.
재생 버튼을 누르자 작게 떨리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이 프로젝트… 결코 세상에 나와선 안 돼.”
그 순간, 멀리서 금속이 긁히는 소리가 울렸다.
이 형사는 녹음기를 주머니에 넣고 권총을 빼든 채 소리 쪽으로 접근했다.
벽 한쪽에는 대형 도표가 붙어 있었는데,
여러 인물의 이름과 날짜가 실선과 점선으로 연결돼 있었다.
강도윤뿐 아니라, 과거 미제 사건 희생자들의 이름도 섞여 있었다.
녹음 속 말처럼, “이 프로젝트”가 단순 살인이 아닌 거대한 기획임을 암시했다.
이 형사는 차트 아래 작은 노트를 발견했다.
‘시간은 진실을 배신하지 않는다.’
새벽 안개가 창고를 다시 삼키려는 찰나,
뒤에서 무언가 금속성 냉기가 스치는 순간이 느껴졌다.
이 형사는 곧장 몸을 돌려 겨눴다.
어둠 속에서 번뜩이는 눈빛 하나가 그의 권총 조준선을 가로막았다.
-By 한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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