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꽃비
25 / 07 / 17 / 너로 가득한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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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름을 노래하고 싶어. 영원의 푸름을."
"중요하게 할 얘기가 있다더니."
너는 물에 발을 담그곤 해맑게 웃었다. 웃는 너의 얼굴에 햇빛이 드리웠다. 계곡 물이 유난히 차가웠던 그 날, 너는 내게 꿈을 전했다.
"그게 내 꿈이야. 그래서..."
덥썩.
너는 내 손을 잡아채듯 잡았다. 적당히 따스하고 건조한 너의 손이 느껴졌다. 뭐 이렇게 건조하대.
"너가 필요해. 나랑 푸름을 노래하자."
그러곤 너는 멋쩍게 웃었다.
"아하하, 이거 꽤 부끄럽잖아..."
사실 나는 너의 푸름에 함께 할 생각이 없었다. 그저 생각해보겠다며 미소지을 뿐이였다. 애초에 그런거, 내가 할 수 있을리가 없잖아. 너의 푸름과 나의 푸름은... 애초에 함께 할 수 없을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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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흑, 흑ㅡ 아아, 뭘 잘못했다고...! 어린 애가 뭘, 뭘 그렇게 잘못했으면...!!"
그리고, 너의 어머님은 거의 짐승같은 울음소리를 내셨다. 아무것도 모르고 들으면 짐승의 울음소리라고 믿어도 될 정도였다. 너의 장례식이였으니, 그러실만도.
이럴거면 그냥 약속해줄 걸 그랬다. 푸름을 함께 노래해주겠노라고. 이럴거면 그냥 한 번 더 웃어줄 걸, 예쁜 말 좀 해줄 걸 그랬다...
나는 나도 모르는 새에 그 예쁜 꿈을 비틀거리던 차에 의해 잃어버린 널 그리워하고 있었고, 무너지고 있었다.
미안해.
푸름을 노래하자던 너를, 너의 그 푸름을,
지켜주지 못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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