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밤에 넌 아마 홀로, 높디 높은 산 넘고 넘어
숨을 헐떡이며 다리는 후들거리며 털썩 주저앉기 직전.
어쩌면 외롭게, 하지만 행복하게.
어쩌면 처절하게, 하지만 끈기 있게.
어쩌면 이 밤에 넌 홀로 땅에 고이 내려앉아 힘겹게 짜낸 먹물처럼 검게 물들고,
하지만 절실히 저 산 저편에 막연한 희망을 가슴 깊이 주렁주렁 매달 수 있길.
어쩌면, 이 밤을 넘어 저편 끝까지 닿을 수 있길.
그래도 가끔은 고뇌에 빠지길.
흙탕물에 빠져 콧속 깊숙이 진흙에 파묻혀 보길.
가는 길 중간 날카로운 어둠 속에서 콕콕 찔려보기도 하고 오르막길에서 비틀거리다 제자리로 굴러떨어져도 보길.
어쩌면,
하지만,
그래도 앞으로 나아간다면
이 밤에 너는 끝내 홀로 서 있을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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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리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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