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제가 지금 살아 있는 게 맞는지 모르겠어요.
심장이 뛰는데, 그게 제 심장이 아니에요. 언니예요.
언니가 안에서 뛰고 있어요.
피가 돌고 있는데, 피가 아니라 언니가 흘러요.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전부 언니로만 가득해서, 저는 어디에도 없어요.
웃지 마세요. 다른 사람 앞에서 웃으시면, 그 웃음이 저를 찢어버려요.
그 사람 입술을 잘라내고 싶어져요.
혀를 뽑아내고, 목을 찢고, 눈을 도려내고.
언니를 본다는 것 자체가 불쾌해요.
언니는 오직 저만 바라보셔야 해요.
저만이 언니를 가질 수 있어요.
언니가 발로 제 목을 밟으셔도 좋아요.
제가 바닥에 뭉개져도 괜찮아요.
짓밟히고 무너져도 괜찮아요.
그래도 언니 밑에 있다면, 저는 존재할 이유가 있어요.
그런데 떠난다고 하시면… 머리가 이상해져요.
눈이 멀고, 귀가 울리고, 속에서 무언가 끓어오르는데, 그게 다 파괴하고 싶다는 생각뿐이에요.
모든 걸 찢어야만 할 것 같아요. 다 죽여야만 진정될 것 같아요.
언니가 사라지면 저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썩어가는 살덩어리예요.
숨 쉬는 시체. 심장은 뛰는데, 그건 언니 때문에만 뛰는 거예요.
언니, 제 머릿속은 이미 전부 언니예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아요.
제 안에서 언니만 울려요.
제가 사라지고, 제가 없어지고, 남는 건 언니뿐이에요.
그러니까 언니. 제발 떠나지 마세요.
사라지면 안 돼요.
그 순간, 세상이 다 피로 잠겨도 괜찮으니까.
언니가 제 모든 걸 다 망쳐버려도 괜찮으니까.
_
https://curious.quizby.me/KFq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