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화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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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다.
거리는 사람들로 가득했고,
건물마다 제각각 캐롤을 틀고있었으며,
하얗게 눈이 쌓여 있었다.

이상하게, 그날따라 모든 게 느리게 흘러가는 것 같았다.

눈이 내리던 오후.
우린 가까운 공원에서 만났다.
사람 하나 없었고,
우리 둘만 공원 중간에 홀로 서 있었다.

하윤은 조그만 봉투를 내밀었다.
그 안엔 빨간색 카드 하나, 그리고 작은 쿠키가 들어 있었다.

"서준아, 메리크리스마스..!
그리고 이거, 그냥... 크리스마스니까."

나는 멍하니 그걸 보고 있다가
고개를 들어 하윤이를 봤다.

"고마워."

"...나 사실 처음부터 생각했어.
너가 내 마니또였으면 좋겠다고."

나는 아무 말도 못 했다.
대답하면 이 모든 게 내 진심이 아니라
하나의 '게임' 같아질까 봐.

하윤은 이어서 말했다.
"근데 너가 아니라도 상관없을 것 같더라.
그냥, 네가 나한테 뭘 주지 않아도
보고 있으면 좋고,
같이 있으면 좋아서..."

나는 그 순간, 참았던 말을 꺼냈다.
"나야."

하윤이 멈췄다.

"너 마니또. 나야."

하윤이 천천히 나를 봤다.

"근데, 그게 중요한 게 아니면 좋겠어.
내가 마니또라서 그런 게 아니라,
그냥... 너니까 그런 거야. 너가 좋아서."

나는 한 번도 진심을 말한 적 없었다.
늘 봉투에 담았고, 숨겼고,
이름 없는 쪽지에만 의지했는데

오늘은,
그 모든 걸 버리고
진짜 내 마음을 꺼냈다.

"...하윤아."
숨을 고르며 말했다.

"그동안 말 안 한 이유는, 너가 웃는 걸 보고 싶었어.
혹시라도 마니또라는 거 알면
그 마음이 가벼워질까 봐 두려웠고,
내가 진심이라는 걸.. 조금이라도 덜 믿게 될까 봐."

하윤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나 그냥,
네가 좋아. 진짜야."
나는 조용히 말했다.
"너가 내 마니또가 아니어도,
너가 날 모른 척해도,
그냥.. 난 계속 너 좋아할거야."

하윤이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데 왜 벌써 말해.. 내일 말해야지.."

나는 작게 웃었다.
"지금 말 안 하면
내 마음 제대로 못 전할 것 같아서."

그 순간,
그 시끄러운 크리스마스가 잠깐 조용해졌다.
마치 우리 둘을 위해 세상이 멈춘 것 처럼.

눈이 더 깊게 내렸다.
그 소복히 쌓인 눈들 사이로
우리 둘이서 그 공간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그 날,
나는 처음으로
누군가를 제대로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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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썼지만 너무 오글거리고 보기 힘드네요.. 빨리 이 소설이 끝났으면..!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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