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고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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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04 20:51조회 31댓글 3812 55120 88121
청춘의 고뇌

우리 학교는 마을에서 유명한 엘리트 학교였다.

우리 학교 학생들은 모두 지역에서 알아주는 천재, 영재, 인재가 모인 곳이다. 이 곳에 있는 학생 모두가 공부에 항상 몰두해 있었고, 학업에 매달려 숨 고를 틈이 없었다.

14에서 16세의 소년, 소녀들은 자신들의 청춘을 불태웠다.
그러나 우리들의 청춘은 남들과 달랐다.
아마 쉬지 못하고 소모되는 청춘이었을 것이다.

한창 청춘을 누려야 할 젊은 나이에
공부와 학업, 성적, 시험에만 집중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 상황에 놓인 우리는 항상 청춘에 대해 고뇌했다.

"나는 왜 여기 있나?"

이런 질문들이 항상 교실을 맴돌고 있었고, 누구도 대답하지 않았지만, 모두가 대답하는 척은 했다. 힘들다는 말은 우리 사이에서 유행처럼 오갔고, 친구들은 공감했다. 그걸로 충분한 것처럼 보였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가능성'이라는 단어로 불렸다. 가능성은 기대가 되었고, 기대는 비교가 되었고, 비교는 갈등이 되었다. 갈등은 각자의 방식으로 소음을 냈다.

시험이 끝난 뒤의 울음, 자학적인 농담, 예민한 말들.

"요즘 애들 다 이런 고민 한 번쯤 하잖아."

그 말은 편리했다. 누구의 고뇌도 특별하지 않게 만들었고,
그래서 아무도 깊이 묻지 않았다. 고뇌는 개인의 것이 아니라 사회의 것이 되었고, 사회의 것이 되자 너무나 쉽게 소비되었다. 우리는 서로의 생각 위에 생각을 얹었다.

그게 내 생각인지,
옆자리 애의 생각인지,
인터넷에서 본 문장인지는 구분하지 않았다.
물은 섞였고, 색은 흐려졌다.

어느 날부터 결국 학생들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청춘의 고뇌에 빠져 자신을 향해 돌이킬 수 없는 방아쇠를 당기거나, 스스로 물속으로 뛰어들어 끝없는 암흑의 탈출구로 도망치기를 선택했다.

시간이 지나자 누가 더 힘든지, 누가 더 깊은지, 누가 더 진짜 같은지는 이야기거리가 되었다.

시간이 지나자 교실의 빈 자리는 곧 익숙해져갔다. 어른들은 '관리'라는 단어를 썼고, 학교는 규정을 정비했다. 상담실은 늘 열려 있었지만, 그 문턱은 생각보다 높았다.

우리는 이전보다 더 열심히 공부했다. 아무도 말하지 않았지만, 멈추는 것이 더 위험하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성적은 다시 경쟁이 되었고, 경쟁은 질서처럼 받아들여졌다. 질서는 안전해 보였다. 적어도 흔들리진 않았으니까.

그러나 자기 전이면 생각은 돌아왔다. '왜 여기 있는가'라는 질문은 사라지지 않았다. 다만 답을 찾기보다는, 아직 남아 있다는 사실만 확인하는 정도였다. 이제는 안다. 우리가 고뇌한 건 청춘 그 자체라기보다 청춘을 어떻게 써야 한다는 설명서였다. 너무 이른 나이에 건네진 설명서에는 실패하는 법도, 멈추는 법도 적혀 있지 않았다.

설명서는 틀리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가 먼저 닳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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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청춘 다 어디 갔어.. 나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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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curious.quizby.me/you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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