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 :: 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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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27 23:13조회 51댓글 0ཻ 🍒 설챈릱🫧 ᕷ₊·
( 월요일에 퀴즈바이미가 갑자기 접속이 되지않아 업로드가 지연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
( 중1인 제가 대학생 시점으로 이야기를 쓰려고 하다보니 어색하고 고증이 안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




_ 겨울의 어느 한 골목시장




겨울방학이 시작되었다. 성인이 되고 대학생이 되면 무언가 많이 달라질 줄 알았는데, 일상생활은 많이 달라졌지만 나는 전혀 달라지지 않은 것만 같다. 여전히 학교에 가기 싫어하고 과제에 치이며 여전히 어리숙한 나이다. 솔직히 말하면, 고등학교 때의 내가 더 나았던 것 같다.
나는 익숙하게 집 앞의 시장에서 붕어빵 한 봉지를 사들고 집으로 향하는 중이다. 아직도 붕어빵 3개에 천 원인 곳이 있다니, 그리고 그곳이 내 집 앞이라니 감격스러울 뿐이다.
그렇게 나는 봉투에서 붕어빵 하나를 꺼내 입에 물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갓 만든 붕어빵이 입 안으로 들어오니 환상적인 맛이 났다. 달콤한 팥 앙금이 나의 혀를 자극했다. 그렇게 길거리를 안행하던 도중, 뒤에서 누가 나를 건드리는 느낌이 났다.

" 죄송합니다. 혹시, 성화역으로 가는 방법 아시나요? "

그의 목소리에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지팡이를 짚고 서있는 남자. 그는 꽤나 어려보였다. 나는 순간 의아했지만 그에게 친절하게 설명 해주었다.

" 여기서 저쪽으로 가고, 그 다음에는 ···. "

내가 그리 말하자 그는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나에게 말했다.

" 제가 시각장애인이어서요. "

그러자 나는 조금 부끄러워졌다. 당황한 표정을 지은 나는 그에게 다시 설명 해주었다. 그에게 보이는 것은 나의 떨리는 목소리 뿐일 터이지만.
내가 열심히 설명을 해주어도 그는 여전히 이해가 되지 않는듯한 표정이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그에게 살짝 권유 해보았다.

" 괜찮으시면, 제가 데려다드려도 될까요? "
" 네, 네. 감사합니다. "

겨울이지만 그의 입가에 웃음꽃이 피어났다. 나의 마음은 아직도 겨울이었지만 그의 따스한 웃음에 내 마음 속의 차가운 눈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그는 나를 볼 수 없지만 그도 이를 느꼈기를 바란다.



***



" 혹시, 이름이 뭐예요? "

어색한 침묵을 깬 그의 한마디였다. 나는 권설화라고, 나의 이름을 이야기 해주었다. 정말 예쁜 이름이라고 그는 또다시 웃어주었다. 참으로 웃음이 많은 남자 같았다. 그의 따스한 웃음이 그의 성격도 화창한 봄날처럼 밝게 만들어준 것이 아닐까 짐작 해보았다.
그와 이런저런 대화를 더 나누었다. 취미는 무엇인지, 좋아하는 연예인이 있는지. 오늘 하루는 어땠는지. 이런 소소하고 일상적인 것들 말이다. 나와 비슷한 취향에 나이까지 같다고 하니 동질감이 느껴지는 기분이었다.

" 혹시 그러면, 대학교 다니시나요? "
" 네. 저 한국대 다녀요. 제가 처음에 시각장애를 갖게 됐을 때 세상이 너무 암울했는데, 공부를 열심히 하니까 되기는 하더라고요. "

시각장애인도 대학교를 갈 수 있구나. 처음 알았던 사실인지라 나는 고개를 살짝 끄덕여보였다. 그리고 다시 그에게 물었다.

" 저도 한국대 다녀요. 혹시, 어느 과 전공하세요? "

이때까지는 별 생각이 없었다. 그저 같은 대학교를 다니는 사람이라는 생각 뿐이었다. 정말 나와 많은 공통점이 있는 사람이구나, 라는 느낌. 그리고 돌아오는 그의 대답은 자신이 순수미술과를 전공한다는 말이었다. 원래는 시각디자인학과였지만 전과를 하여 이번 학기부터 순수미술과를 다니게 되었다고 한다. 나와 같은 과라는 사실에 다시 한 번 괄목하며 저도요, 라고 답 해주었다.
그리고 설화역에 도착하자 나는 그를 배웅하며 이야기했다.

" 방학 끝나고 학교에서 봬요. "

나는 그렇게 그를 떠나보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제서야 나는 손에 고이 쥐고있던 붕어빵을 눈치챘다. 여태까지 그와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대화하느라 깜빡 잊어버린 나 자신을 향해 웃음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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