옅은 파도의 희미한 흘렁임이 내 몸을 감싸고 있어요.
꼬르륵꼬르르륵꼬륵꾸륵끼륵꼬그르르르르르륵꼬르륵꼬르르르르륽기르륵
꼬륵꼬륵끼륵끼륵끼룩끼룩끼리리리리리리룩끼룩끼이륵끼룩끼룩꼬륵끼룩
이건 마치 새가 날아가는 소리와 같네요. 아 전 지금 이 차가움에 몸을 반쯤 담구고 있어요.
간신히 올라온 머리는 차가운 초겨울의 바람을 온몸으로 견뎌내고 있답니다.
저 새가 너무 아름다워요. 넓은 두 날개를 피고 멋지게 하늘을 유영하는.
저 새는 매서운 겨울바람에도 굴하지 않고 찬란한 윤슬 위를 항해하네요.
바람이 갈라지는 우렁찬 소리를 온몸으로 나타내며
휘이이잉이익휘익휘이이이이이이익휘익휘휘휘휘휘이이이이이이이이이익
휘이익피이익휙픽이이익피시이이이익피쉬식피쉬쉬쉬쉬쉬식피쉬식피쉬쉭
바람 빠지는 소리라고 해요. 꿈과 희망에 부풀어 터질 듯한 풍선이 빠지는 소리.
이렇게 하찮게 빠질 줄 알았으면 차라리 죽을 때 까지 부풀어 볼껄.
어중간하게, 초라하게 마지하는 마지막일 줄 알았었더라면.
어쩌겠어요. 난 이미 한낱 초라한 풍선 쪼가린데요.
멋진 새의 깃털 하나, 적당한 풍선의 쪼가리 네, 제 꼬리표입니다.
끊으려고 노력해도 죽을때 까지 나에게 붙어있는 이 뭣같은 꼬리표.
달랑달랑달랑달랑덜렁덜렁덜렁덜렁달얼당렁달랑덜랑달랑랑랑랑달알달랑
달랑달룽달릉달렁달량달르달리달루다리리달라라랄달랄달릴달랑달링달링
나에게도 달링이 있었다죠. 설마 평생 혼자였겠어요?
그는 나에게 참 멋진 사람이였으며 든든한 존재였어요.
아, 끝까지 그랬냐고요? 그럼 제가 지금 여기 있겠어요?
내 그이는 양면의 모순이 있는 청춘처럼 겉모습만 허울 좋은 사람이였어요.
입에 달큰하게 발린 말들만 하는 그런 사람.
내가 왜 그이의 한마디에 죽고 한마디의 천마를 얻은 듯 기뻐했을까요?
지금 후회해봐야 어떡해요. 난 이제 다신 그이를 만날 일면식 조차 없을텐데.
그걸 어떻게 장담하냐고요?
하하하하하하핳하하하핳하하하하하핳하핳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핳하하
하핳후후후훟후후흐흐흐흐흐흐히히히히하하흐흐흐흑흐흐흑흐흑흐흐흑흑
이건 웃음을 가장한 제 가장 초라한 모습입니다. 두 뺨으로는 뜨거운 웅얼이가 낙하하네요.
그 뜨거움은 매우도 차가운 수면에 일렁임을 그리며 떨어지죠. 나도 저 물방울처럼 그만 떨어져보겠습니다. 아니, 더 깊은 심연으로 들어가보겠습니다. 고마웠어요. 저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가는 새가 되고 싶었는데요. 마지막도 공중에 산산조각 분해돼 바람을 타며 날아가고 싶었는데요. 조금의 고통과 명예로움을 두 손에 간직한 채. 난 그러고 싶었어요.
근데 난 마지막까지 저 새가 아니라 한결같이 하찮으며 미련한 새끼였나봐요.
다음 생이 있을지는 모르겠는데 만약 있다면 우리 저 하늘에서 만나요.
붉게 타오르는 심장을 가진 채로 하늘에서 봅시다. 그때까지 이 뭣같은 새끼 잊지 말아요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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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결 큐리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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