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curious.quizby.me/Good…https://open.kakao.com/me/Good…Why Do You Love Him?
왜 그 남자를 사랑하는 거야?
서울특별시의 어느 피자집. 그는 어떤 남성과 함께 페퍼로니 피자를 먹고 있다. 맞은 편에 앉은 남성에게 보여주는 미소가 참 꼴 보기 싫다. 몸을 숨길 이유도 없이 시선을 이쪽으로 돌려보지도 않는다. 완전히 영혼이 팔렸네 저거.
이 피자집도 이제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 나는 하루에 한 끼도 먹을까 말까인데, 저 자식 때문에 피자집 VIP가 되게 생겼다. 그런데 웃긴 점은, 같이 오는 남자가 계속 바뀐다는 거. 그는 지금 한 사람에게 정착하지 못하고 있다. 사랑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단 말이다.
그럴만 하다. 내가 없는 너가 무슨 사랑을 할 수 있겠어?
몇달 전, 우리는 여느 때처럼 데이트를 하러 만났다. 푸른 셔츠 위에 아이보리색 니트를 입곤 건너편 신호등에서 손을 흔드는 너는 정말 사랑스러웠다. 나는 시선이 머물던 핸드폰을 주머니 속에 잽싸게 쑤셔 넣곤 너에게 손을 흔들어줬다. 마침내 신호등이 초록색으로 물들고, 기뻐하며 총총 걸어오던 너.. 그 뒤로는 왜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익숙한 천장을 보며 일어나니 부모의 말로는 그가 헤어지자는 말을 남기곤 사라졌다고 한다. 나는 그런 부모님의 눈이 연기라는 걸 알아챘다. 우리의 사이를 탐탁지 않아 했으니 당연한 걸까. 참 이기적이어서 그날은 바로 눈을 감아버렸다.
이해가 되지 않는다. 왜 나를 버리고 저딴 남자를 만나지?
처음부터 끝까지 나 아닌 다른 사람과는 상상도 못 하겠다며, 다 거짓이었을까. 난 그의 한 마디로 살아 숨 쉬었는데 어떻게 감히 날 버리고 딴 놈을 사랑할 수 있는 걸까. 아마 그건 진정한 사랑이 아닐 거야, 오직 나만이 너를 만족하게 할 수 있어 제발, 돌아와 줘..
오늘도 그의 뒤만 쫓으며 사랑을 갈구한다. 딴 남자의 옆에서 슬쩍 뒤를 본 그는 내 눈을 마주치곤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고개를 돌린다. 그도 아직 내 생각을 하는 거겠지? 예전의 우리 모습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걸 거야. 나도 내가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 나 안 미쳤으니까 제발 다시 한 번만 봐주지 않을래? 내가 집착하게 만들지 말란 말이야. 난 아직도 우리를 기다리는 중이야.
그는 오늘도 상대에게 끌려 모텔에 들어간다. 그는 지금 사랑이 필요해 끝없이 갈구하고 있다. 그게 상대가 매번 바뀌든, 상관 않고. 그건 진정한 사랑이 아니다. 참아보려 했는데 멈출 수 없다. 나 하나도 괜찮지 않아 자기야, 제발 돌아와 줘. 그 남자 말고 내 품에 안겨줘. 그게 그렇게 어려운 거야? 넌 날 알잖아. 내 마음은 아직 여전해. 왜 그렇게 비참하게 날 떠나... 잘 살기라도 하던가... 목이 메 말이 나오지 않는다. 눈이 내리는 모텔 앞에서 주저앉아 버렸다. 눈물이 하염없이 흐른다.
모텔 앞, 눈 쌓인 편의점 의자에 앉아 멍하니 기대있었다. 그냥 아무 생각도 하기 싫었다. 그가 없는 날 마주하기 싫었다. 미안, 나 아직도 여기 있네. 그 순간, 그가 비틀거리며 혼자 모텔을 빠져나왔다. 무슨 일일까 생각할 새도 없이 몸이 먼저 반응했다. 벌떡 일어나니 그는 나를 보았다. 슬프고 공허한 눈으로.
끼익!
소복히 쌓이던 눈 위로 붉은색이 퍼진다.
떨리는 손에도 난 그를 품에서 놓지 않았다. 내가 아직 널 기억하잖아, 어떻게 나한테 상처만 줘? 이젠 덮을 수도 없어. 사라지지도 않을 거야. 거봐, 그 남자는 지금 네 옆에 없어. 오로지 나야, 오로지.. 그의 숨이 끊길 때까지 거칠게 끌어안았다.
"마지막엔 헛것이 아니네,.. 나 이대로 떠나도 괜찮지?"
"아니, 하나도 안 괜찮아. 난 너 아니면 안 돼. 알잖아.."
"이제 다른 사람 만나. 행복하게 살아서 나한테 복수해. 나처럼.. 알지?"
"알면서, 왜 그래... 다른 사람과는 상상도 할 수 없어. 제발, 돌아와..."
말해줘 도대체 사랑하는 이유가 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