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머니 속 쪽지 Prol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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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30 18:15조회 101댓글 17xnuy.1n
"야, 너 체육복 안 챙겼냐?"

지우는 헐레벌떡 교실로 뛰어들어왔고, 우연히 마주친 하람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체육 수업 있는 거 몰랐지?"

"몰랐지... 또 선생님한테 혼나겠네."
지우는 짧게 한숨을 쉬더니 가방을 뒤적였지만, 체육복은 없었다.

하람은 말없이 가방을 열더니, 조심스럽게 여분 체육복 하나를 꺼냈다.
"내 여벌. 너 입어."

"진짜? 야 너 천사냐?"
지우는 눈을 반짝이며 옷을 받았다.

"빨아서 돌려줘. 향수 뿌리지 마."

지우는 킥킥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체육 수업이 끝나고, 하람의 체육복은 지우의 가방에 들어가 있었다.
그리고... 그 속에는 작은 쪽지 하나가 숨어 있었다.

'내가 왜 네 여벌을 항상 준비해놓는지,
이제 좀 눈치 챌 때도 되지 않았냐? — 하람'

지우는 쪽지를 읽고, 잠시 그대로 멍하니 앉아 있었다.
심장이 천천히, 그러다 갑자기 뛰기 시작했다.
머리는 하얘지고, 손끝은 살짝 떨렸다.

다음날 아침.
지우는 하람의 책상 서랍에 작고 접힌 종이 하나를 넣어두었다.

'혹시… 오늘도 여벌 챙겨왔어?'

@ xnuy.1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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