ㅤ심장에 칼 꽂기 2화 — 숨겨진 칼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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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27 21:07조회 58댓글 2하루
밤은 여전히 도시를 삼키고 있었다.
어둠은 무거운 장막처럼 내려앉았고, 서진이 서 있는 골목은 적막했다.
그녀가 선 출입구 너머, 오래된 건물 벽에 비친 그림자들이 희미하게 흔들렸다.

서진의 심장은 묵직하게 뛰었다.
‘누군가 온다.’
그 불안감이 그녀의 온몸을 감쌌다.

조심스레 숨을 고르며, 서진은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발밑의 자갈과 모래가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그녀의 집중력을 깨우는 유일한 소리였다.

입구 앞에 도착하자, 서진은 주변을 살폈다.
길 건너편 가로등 불빛에 희미하게 드러난 남자의 실루엣.
검은 옷을 입은 그 사람은 불안한 듯 몸을 흔들며, 가끔씩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서진은 낮은 목소리로 명령했다.
“누구냐, 신원 확인해.”

남자는 잠시 멈칫하더니, 주머니에서 작은 금속 팔찌를 꺼내 보였다.
그것은 ‘레드 팬텀’ 조직의 상징이었다.
서진은 눈을 가늘게 뜨며 팔찌를 자세히 살폈다.

“이 시간에, 여기서 무슨 일이지?” 그녀는 차분하지만 단호하게 물었다.

남자는 말을 아꼈다.
대신, 손에 꼭 쥔 작은 봉투를 조심스럽게 내밀었다.
그 속에 담긴 무언가는 분명 중요했다.

서진은 봉투를 받아 들고 살짝 열었다.
안에는 작은 USB 메모리와 낡은 쪽지가 있었다.

쪽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이게 너희 조직의 미래를 바꾼다.’

서진의 손가락이 떨렸다.
그녀는 USB를 들여다보며, 마음속 깊은 곳에서 서늘한 바람이 스쳤다.

잠시 후, 건물 안 깊은 곳, 은밀한 공간에서 이준호가 혼자 있었다.
그의 눈빛은 어둠 속에서 빛났다.
리더답게 침착했지만, 오늘은 무언가가 달랐다.

“서진, 왜 내 곁을 떠난 거야?”
그는 속삭이듯 물었다.

그 말 속에는 집착과 후회가 섞여 있었다.
누구보다 그녀를 지키고 싶었고, 자신의 방식대로라도 그녀를 붙잡고 싶었다.

하지만 그의 마음은 상처로 가득했다.
서진이 다른 남자, 강민석에게 다가갔다는 사실이 그의 가슴을 조여 왔다.

그때, 도시의 다른 쪽에서는 강민석이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그는 자유분방했고, 위험을 즐기는 남자였다.
하지만 서진 앞에서는 달랐다.

“서진, 넌 내 손을 벗어날 수 없어.”
그의 목소리는 낮고 단호했다.

그는 그녀에게 빠져들었고, 집요하게 다가갔다.
그 마음 속에는 복잡한 감정과 미묘한 욕망이 뒤섞여 있었다.

서진은 USB를 들고 자리를 떠났다.
그녀의 머릿속은 혼란스러웠다.
‘이 정보가 사실이라면, 모든 게 무너질 수도 있어…’

그녀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다.
USB를 연결하고 데이터를 살폈다.
스크린 속 정보들은 충격적이었다.
조직 내 배신과 위험한 거래, 그리고 곧 벌어질 대규모 충돌의 조짐.

서진의 손이 떨렸다.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켰다.

“어떻게 해야 하지…”
그녀는 혼잣말을 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 순간, 무전기에서 긴급 호출음이 울렸다.
“서진 씨, 당장 본부로 와야 합니다!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서진은 눈을 크게 떴다.
심장이 다시 요동쳤다.
이 밤, 불꽃은 이제 막 타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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