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사 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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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21 22:02조회 44댓글 1@da_xue
우리의 청춘은 거의 익사하기 직전이었다. 서로를 미워하고, 라이벌이라고 생각하며 서로에게 의지하고 꿈을 찾아갈 시점에 우리는 익사하기 직전이었다.

우리가 처음부터 서로가 서로를 물어뜯은 것은 아니었다. 처음엔 다들 그랬던 것처럼 같이 놀고 웃는 친구 사이로 좋게 지냈다. 우리의 청춘이 망가진 것은, 우정이 망가진 것은 서로가 중학교에 들어가고 시험으로 1등과 2등을 가릴 때였다.

항상 뭐든 잘하는 최소희에 비하면 나는 노력해서 겨우 따라잡는 케이스였다. 어릴 때부터 모든 칭찬은 내 옆에서 붙어 다니는 최소희였고, 나는 항상 비교의 대상이었다. 그럴수록 나의 마음속에는 소희를 향한 원망과 질투가 피어올랐고, 결국 그 마음은 중학교에서의 두 번째 시험인 기말고사에서 터지고 말았다.

수행평가부터 시작해서 내신 점수까지, 전부 A와 B로 도배된 소희와 다르게 나의 성적표에서는 A는 겨우 찾아볼 수 있는 정도였고, 모두 B와 C사이였다. 공부를 안 해도 잘하는 네가 부러웠다.

"지빈아, 너 시험 몇 점?"

악의 하나 없는 너의 그 순수한 눈빛이 보기 싫었다. 안 봐도 누가 더 높을지 뻔히 알고 있으면서 물어보는 것이 싫었다. 아니? 그냥 시험을 보고 난 뒤, 네가 싫어졌다. 한 달, 두 달… 시간은 속절없이 흘렀고 결국 너는 내 신경질적인 태도 때문에 나와 멀어졌다.

우리의 청춘은, 밀폐되고 망가져서 '경쟁'과 '라이벌'이라는 타이틀로 이어졌다.
그리고, 우리를 묶어주면 ’우정‘이라는 말은 익사를 하듯이 밑으로 가라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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