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분실된 물건은 분실물 센터로 가져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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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29 16:04조회 56댓글 2이리저리
#Ep 내가 발견한 사랑

자정 12시. 어느덧 막차도 끊겼고, 지하철역은 뜨거운 공기와 차가운 침묵만 남는다. 나는 오늘도 분실물 센터의 분실물을 정리하기 위해 지하 2층으로 내려갔다.

이곳 지하 2층 분실물 센터는 막차가 끊긴 후에만 열린다. 많은 사람들이 몰라서 대부분은 역 종사자들이 가져오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찾아오는 경우도 드물다. 대놓고 안내판에 "지하 2층 - 분실물 센터"라고 써있는데도 말이다.

아무도 오지 않는 분실물 센터의 물건을 바라보는 건, 꽤 즐거운 일이다. 나는 어딜 가나 답답하다는 소리를 듣고 소외되니까. 사람은 몰라도 물건은 날 소외시키지 않는다.

평소 분실물 센터에 터줏대감처럼 자리잡아있는 낡은 파우치, 누군가 쓴 손편지, 이어폰 케이스와 공책이 시야에 들어왔다. 저 파우치 안에는 누가 쓰다만 틴트도 있고, 공책에도 어떤 글이 쓰여져있다고 했다. 하지만 열어보진 않았다. 하나쯤 비밀을 간직해두는 것은 신비로운 일이고, 또 누가 언제 찾으러 올지 모르니까. 거의 1년 다 되가는데도 찾지 않는 걸 보면, 소중한 물건은 아닌 거 같긴 하다.

그런데 오늘은 익숙한 물건 중 초면인 것들이 여러 눈에 띄었다.
_ 한 과장님께서 가져오셨나?
혼자 말하려니 괜히 부끄러워 목소리가 답답했다. 헛기침을 한 번 한 뒤, 분실물 센터로 더 가까이 다가갔다.
_ 왔어, 김 씨?
내 동료이자 윗사람인 정 대리이다.
_ 아, 깜짝이야. 네, 일찍 오셨네요.
_ 나 좀 이따가 퇴근할 거니까, 문 잠그고 마지막으로 확인하고 가줘.
왜 나한테만 이러는 걸까? 다른 동료들은 다 일찍 퇴근해도 뭐라고 안 하면서, 젠장.
_ 네.
그러고는 정 대리는 다시 컴퓨터로 목을 뺐다.

그러는 사이 나는 분실물함으로 다가갔다.
_ 이게... 뭐지?
익숙한 터줏대감들 사이에서 낡은 이어폰이 있었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 유행했다고 하던? 아니, 내가 태어날 때쯤에도 많은 사람들이 사용했다. 요즘은 쓰는 사람 거의 못 봤는데, 누굴까. 재미삼아 이어폰의 오른쪽 이어캡을 귀에 살짝 꽂았다.

치지직, 잡음이 들리더니 잔잔한 피아노 반주가 시작됐다.
_ 하... 이걸 어디서 들었더라, 기억이...
홍대나 성수동에 가면 들리는 신나는 케이팝 음악이 아니라 더 기억에 잘 남았던. 요즘 애들과 다른 특이한 취향이라 더 기억에 남았던.

그곳까지 생각이 미치자 세상이 뿌얘지고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
_ 그래, 이건... 박설빈이 좋아하던 노래였구나.
이어폰을 스마트폰 근처에 가져다대고 네이버 앱을 켰다. 몇 초동안 노래를 들려주었더니 잽싸게도 정보를 찾았다. 무명 피아니스트와 무명 가수가 콜라보한 무명 그 자체 노래였지만 노래는 꽤 좋았다. 깐깐한 나도 인정했으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박설빈이 좋아했었으니까.

그 애는 죽었다. 6년 전에, 교통사고 뺑소니로.

_ https://curious.quizby.me/iri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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