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초간의 정적이 생겼다. 숨이 막힐 것 같았던 고요함을 버틸 수 없어 결국 내가 다시 입을 뗐다.
• 그래서, 왜 찾아온 거야?
° 아, 그냥 못 본 지 오래됐다 싶어서. 요즘 탐험대도 잘 안 나오더라고, 그래서..
"조금 걱정됐어."
그 말을 들은 순간, 뜨거운 감정이 마음속에서 올라왔다. 무감각해졌던 내 마음엔, 다양한 색채가 퍼졌다. 세상 다정한 목소리로 말을 걸어왔다. 눈에서 흐르는 무언가가 익숙하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목이 메어왔다. 생각보다 당황한 나는 섣불리 말을 꺼낼 수 없었다. 문 너머에 있는 네가 미치도록 보고 싶었다. 문을 열고 너를 마주보기를 원했지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결국 나는 바다가 돼 살아갈 것이니까, 더 이상 누군가를 사랑하는 건 하고 싶지 않다.
° 괜찮은 거지?
나는 이제 소중한 내 친구를 떠나보낼 때가 된 것 같다.
• 응, 괜찮아. 걱정하지 마.
그렇게 유안이는 며칠을 계속 찾아왔다. 내 목소리가 곧 떠나갈 거 같았나 보다. 나는 유안이에게 생각보다 더 많이, 소중했던 걸까. 물고기는 육지에서 살아갈 수 없다. 나는 물고기이고, 수면 위는 육지이기 때문에, 나는 이 땅에서 살아갈 수 없다. 숨을 쉴 수 없던 내가, 숨 쉴 준비를 한다.
푸른 그믐달이 빛나는 밤에, 바다 가장 깊은 곳으로 간다. 거기가 내 고향일 것이니, 돌아가자. 내가 물에 잠긴 세상을 끝낸다면, 따듯한 빛을 받고 자란 땅에서 탐스러운 채소가 자랄 거고, 그걸 먹으며 행복하게 살아줬으면 해 유안아. 그런 미래를 바라며, 나의 영원한 친구, 바다로 돌아갈게.
모두 잠든 시간에, 바다로 나가려 했다. 누군가 바다로 가는 문을 막고 있었다. 이 시간에 바다로 나가는 사람은 없을 텐데. 나는 생각했다.
• ' 저건, 누구지? '
° 도해야-.
유안이였다. 결국 나를 마지막까지 잡아줄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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