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토록, 평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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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8 18:48조회 86댓글 1mnoe
사람들은 말해 영원한 게 어딨냐고. 물론 나조차도 그렇게 생각했어. 영원한 게 어딨겠어, 영원은 동화 속의 이야기지. 영원은 너무나 추상적이야. 손에 잡히지도 않는 단어에 보기만 해도 숨이 막혀와. 모든 건 변하고 멈추지 않는데 어떻게 영원히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어떻게 영원을 믿을 수 있을까.







우리는 일상 속에서 영원이라는 단어를 습관처럼 쓴다. 마치 영원이 있는 것처럼. 영원이라는 단어 안에는 무수히 많은 책임과 감정이 담겨있다. 모두가 영원을 약속하지만 모든 것에는 수명이라는 게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곳에는 수명이라는 게 반드시 존재하리. 하다 못해 지구도, 별도, 달도 수명이라는 것이 있는데 너와 내 사랑이 뭐 그리 대단하다고 영원이라는 단어를 겁 없이 꺼냈을까.

하지만 나는 영원을 믿고 싶었다. 영원이 없다고 확신하는 내게 네가 영원을 증명했으면 했다. 너와 영원을 하고 싶었다. 그런데 너라면 영원히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너라면 영원을 믿어도 될 것 같았다. 하지만 우리도 다를 건 없었다. 영원할 것 같던 우리도 끝이 났고, 영원과 평생은 다르다는 걸 그제서야 알았다.

우린 잠깐의 파도였을 뿐인데 그 찰나가 너무 반짝여서 그 한순간의 물결이 영원할 거라 착각했던 걸까. 바다 위 윤슬이 너무나 잔잔히 빛나서 우리의 바다가 끝이 없을 거라 믿었던 걸까. 너의 겨울에 스친 바람결이 유난히 따스해서 영원히 봄에 머물 거라는 내 헛된 기대였을까. 정말 어쩌면, 너여서 우리가 영원할 것만 같았나. 여름은 늘 생각보다 빨리 지나갔다.

나는 아마 평생 널 기억할 것 같아, 죽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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