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바다가 되어버린 나의 친구에게 보내는,
닿을래야 닿을 수 없는
그런 이야기일 것이다.
----------------------------------------------------------------------------
나는 매일 해변가로 찾아가 바다에게 말을 건다.
바다에게 내 이야기를 들려주면 그 아이가 떠올라서,
나는 또 그리워지겠지만, 그만큼 네가 보고 싶어서.
오늘도 모래사장에 앉아 말을 걸었어.
° 바다야, 처음에 나는 너무 슬펐어.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생각이 너무 커져서 말이야. 그래서 어느 날은 머리를 비우려 밖으로 나갔어. 밖으로 나가자마자 눈 앞에 펼쳐진 풍경은 화가 날 정도로 아름답더라.
나는 잠시 말을 멈추고선 다시 이어갔다.
° ..하늘은 파랬고,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귀로 흘렀어. 초록 잎들이 바람에 흩날리고 있었는데, 계속 걷다 보니 바다가 눈에 밟혔어. 약하게 파도를 치던 바다가 아직도 기억에 남아. 해가 쨍쨍한 한낮에 윤슬이 빛나며 일렁이고 있던 게...
꼭 걔를 보는 것 같았어.
° 그리고서 깨달았어. 내가 바다에 도달하기까지 본 것들이 모두 그 아이였던 거야. 빛나고 아름다워 보였던 것들이, 나를 웃음 짓게 하려는 그 애의 노력이었어. 근데, 그 노력이 물거품이 되면 안 되잖아. 그래서 이제부터라도 행복해 보려고. 찾아오는 건 오늘이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나는 말을 끝마치고선 자리에서 일어났다.
° ..혹시 몰라서 바다로 정했거든, 닿았으면 좋겠네.
작은 희망을 담은 혼잣말을 내뱉었다. 의미가 없을 거란 걸 알면서도 마지막 작별 인사를 건넸다.
° 고마워, 도해야.
----------------------------------------------------------------------------
https://curious.quizby.me/Si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