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𝗟𝗼𝘃𝗲 𝗠𝗲 𝗼𝗿 𝗟𝗲𝗮𝘃𝗲 𝗠𝗲 ] 下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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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06 22:06조회 24댓글 2Gônly
𝗟𝗼𝘃𝗲 𝗠𝗲 𝗼𝗿 𝗟𝗲𝗮𝘃𝗲 𝗠𝗲 : 오지 않을 𝟴번째 겨울

💿 𝘿𝘼𝙔 6 - 𝙇𝙤𝙫𝙚 𝙈𝙚 𝙤𝙧 𝙇𝙚𝙖𝙫𝙚 𝙈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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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저녁까지 나는 아버지에게 맞았고, 다행히도 얼굴은 면했다. 얼굴에 흉지기라도 하면 큰일나니까.

"다녀오겠습니다..."

6시반.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하고는 살금살금 집을 떠난다.

.

4교시까지는 푹 잤다. 다해도 없는데 잘 보일필요도 없고. ...문제는 점심시간. 아침에 등교하자마자 창문 너머로 언뜻 보이는 우리 집의 불이 켜져있었다. 이 인간이 설마...

이전 루프에서도 한 번 점심시간에 학교를 왈칵 뒤집은 적이 있었다. 제발, 제발. 오늘은 좀...!!

쨍그랑—!

큰 소리가 났다. 어디서 났는지 나무 몽둥이와 함께 교장실 앞에서 익숙한 얼굴의 남자가 있었다. 아버지...!

"문시온? 야, 그 X 어딨어? 어제 너가 눈 마주치고 웃었잖아. 그 X 어디갔냐고!!"

짐승 같았다.
인간이라기보단, 본능으로 날 추적하는 육식동물.
몽둥이를 휘두르며 소리 지르는 그가… 우스웠다.
비참해서, 우스웠다.

"...문시온!"

"아, 쟤야? 쟤네. 야, 저 X이 뭐가 좋다고 실실 쪼개고 있냐?"

그 때 3반에서 너가 나왔다. 미치도록 창피했다. 이런 사람을 아버지랍시고 둔게.

"...적어도, 적어도 너보단 나으니까. 개XX야. 넌 아버지라 불릴 자격도 없어."

처음으로 반항이랍시고 한 말이였다. 그가 어떻게 대응할지 두려웠다. 그렇지만 해야했다. 윤다해를 욕했으니까.

"이 XX가...!!"

휘익—

그가 몽둥이를 휘둘렀다. 번쩍 든 몽둥이를 보고 눈을 꾹 감았다. 이번 루프는 여기서 끝이구나. 괜찮아, 다음에 더 잘 하면 돼. ...그치만, 죽고 싶지 않아...

고통은 오지 않았다.
대신 작은 감촉. 누군가가 내 손을 잡고 있었다. 작고, 뜨겁고, 필사적인 손.

…윤다해?

"야, 윤다해!!"

눈을 떴을 땐, 너는 피를 흘리고 있었다. 그리고 너는 씁쓸하게 웃었다.

아버지란 인간은 놀랐는지 도망갔다. 저딴것도 사람이라고. 분노에 휩싸였다. 그러나 그를 쫓아갈 수 없었다. 내 눈앞엔 그보다 더 중요한 너가 있었기에.

"윤다해, 다해야... 왜... 왜 그걸 너가 맞아..."

"...문시온... 이제 대답할게... 널 사랑할거야. 떠나지 않아. 어제에서야 기억해서 미안해... 시온아, 7번동안 고생했어."

"...뭐?"

기억이 돌아왔다.
너는 모든 루프를 떠올렸고, 모든 계절을, 나를 기억해냈다.

그 순간,
너의 온기가 식기 시작했다.

안 돼. 이러면 안 돼.
필사적으로 안았다. 그렇게 따스했던 너는 왜 이렇게 빠르게 식어가는 건지.

"안 돼, 다해야. 죽지 마, 윤다해. 제발..."

"미안해, 시온아. 오늘 말하려 했는데... 떠나지 않겠다고."

12월. 초겨울.
춥고, 조용하고, 죽음이 찾아왔다.

그리고,
다음 루프가—

...오지 않았다.

왜.
왜 돌아가지 않는 거야. 8번째 봄이 와야 하잖아.
너와 다시 만나야 하잖아. 이렇게 끝이면... 안 되잖아.

"......왜."

왜? 어째서? 왜 그 날로 돌아가지 않는거냐고. 8번째 루프가 시작되어야 하잖아. 8번째 봄을 맞이해야하잖아... 너와 다시 만나야하는거잖아!!

아아, 나에게 주어진 기회는 7번뿐이였고 이를 간과했던 나를 원망했다. 기회를 너무나도 우습게 여긴 나를. 시간이 날 이젠 불쌍하게 여기지 않는구나.

나는 더 이상 너와 8번째 겨울을 맞이할 수 없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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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Gônly
ㆍ 쓰는 내내 즐거웠습니다! 그동안 봐주셔서 감사하고, 다음 작품에서 또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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