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이야기이자 나도 언제든 올 수 있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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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14 18:18조회 35댓글 4O.O
- Short Fiction Story 🪽
- 나 :: 아내
- 해당 이야기는 직접 제가 지어냈으며, 자세한 디테일을 꼬투리 잡지 않아주시길 :)


요즘따라 몸이 안 좋아졌다.
웃기만 해도 배가 찢어질 것만 같은 고통이다.
처음에는 그저 컨디션 난조로 쉬면 나을 줄 알았지만,
일주일이 지날수록 사태는 더더욱 심각해져가고 있었다.
결국 병원에 남편과 함께 손을 붙잡고 걸어갔다.

초조하고 떨리는 마음이었다.
어린 딸을 생각하니 마음이 더 불안했다.
도착하고 나니,
나도 그 이후로 어떻게 결과를 봤는지 모르겠다.
진단서를 보고 의사 앞에서도, 남편 앞에서도
하염없이 우는 나는 앞날이 두려웠다.
남편은 조용히 애써 눈물을 참으며 내 등을 토닥여 주었다.
그냥 집 앞에 도착할 때까지도,
계속 우울감에 젖어 기억이 나지 않는 것 같다.

집에 도착하자 딸이 나를 보고선
- 엄마아아!
하며 나에게 실실 웃음을 짓고 다가온다.
- 미안, 아빠한테 안아달라구 해

나는 소곤소곤 말하고는 차를 한 잔 꺼내어
침실 옆 탁 트인 창문과 뷰가 있는 탁자에 앉는다.
뭘해도 내키지가 않는다.
차가 입으로 들어가는지도 잘 모르겠고,
결국 한 모금이나 마셨나.
남편이 내 건강에도 좋고 맛있는 음식들을 갖다 바쳐도
눈에는 들어오지도 않는다.
내겐 너무나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몇 주가 지나서고야,
남은 시간동안만이라도 즐겁게.
라는 결론을 내린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가족들에게 해주었다.
가족들은, 나를

좋은 엄마
좋은 아내
좋은 딸
좋은 언니

로 기억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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