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해..주세..

온전한 문장이 되지 못한 나의 마지막 목소리였습니다.

물방울이 떨어져요. 하늘이 파랬기에 비는 아닌 듯합니다. 아, 그럼 당신의 눈물인가요? 닦아드리고 싶습니다. 그런데 몸이 잘 움직이지 않아요. 슬퍼하면 안 되는데요.

다음 생은 당신을 사로잡을 만한 사람으로 태어나겠습니다. 그때는 부디 나를 사랑해 주세요.

당신은 아직도 나를 위한 눈물을 흘리고 계시네요. 들판 위에 쏟아낸 나의 붉은 흔적은 눈물에 잠식당했습니다. 내가 완전했을 때 조금 더 울어주셨으면 했는데요. 당신의 무표정마저도 사랑한 내 잘못인 것 같습니다.

짓밟힌 마음도 이리 아플 수 있는 건가요? 차라리 당신이 나를 잊어버렸으면 좋겠습니다. 나 때문에 아파하지 말아 주세요. 당신의 웃음을 보고싶습니다.

생에 마지막까지 당신을 사랑한 건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독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나는 세상이 멸망을 맞이할 때까지 당신을 바라보겠습니다. 영원히 말이에요.

나의 무덤엔 색색의 안개꽃을 놓아주세요.

이 순간까지도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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